스마트기술의 발전과 고용환경 변화 전망

The Evolution of Smart Technology and its Impact on the Future of Employment

저자
정지형, 이승민, 신현준 / 미래사회연구실
권호
29권 2호 (통권 146)
논문구분
창조경제 시대의 기술·시장 전망 특집
페이지
1-15
발행일자
2014.04.01
DOI
10.22648/ETRI.2014.J.290201
초록
기술혁신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쟁은 산업혁명 시기부터 시작된 오래된 경제학적 이슈다. 개별 기술혁신의 영역과 성격, 산업 특성에 따라 상이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고용변화를 한마디로 단정하기는 쉽지 않고 기술혁신에 따른 고용 보상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 또한 어렵다. 하지만 기존의 기술혁신이 대체해온 인간의 능력이 주로 육체적인 것이었던 점에 비해 빠르게 진화 중인 스마트기술은 인간의 지적능력의 상당부분을 모사할 것으로 보여 주의가 요구된다. 인간 고유능력인 지능을 확장하고 나아가서는 자체적으로 인간 지능을 기술 자체에 내재화해 나가고 있는 스마트기술의 발전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의료, 법률, 금융, 교육 등 복잡한 전문 지식과 상호작용이 필요한 영역의 업무환경과 고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스마트기술에 의한 고용 대체가능성에 대한 경고에만 집중하는 것은 새로운 산업창출과 경제성장동력을 간과할 수 있다. 균형잡힌 미래 전망과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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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머리말

ICT를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의 융합과 창의성에 기반해 사회경제적 난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창조경제라는 화두가 던져진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사회적 양극화, 정체된 경제성장, 청년실업, 고령화사회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대표적 문제들이 발전된 기술을 통해 전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술, 특히 지난 십 수년에 걸쳐 사회경제적 영향력이 급속하게 증가된 ICT 융합기술을 논외로 하고 현재와 미래의 복잡한 사회 이슈들을 조망하고 해결책을 탐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본고에서는 ICT 융합기술 영역에서 빠르게 진화 중인 스마트기술이 고용이라는 사회적 이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새로운 기술이 생산현장에 적용될 때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고용환경에 변화가 야기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19세기 초 영국의 직물업 종사자들로부터 시작된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극단적 예이다[1]. 새로운 생산기계로 말미암아 일자리를 잃었던 수공업 종사 노동자들의 불만이 기계 파괴라는 형태로 분출되었던 이 움직임은 새로운 스마트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가능한 미래의 한 형태를 예고한다.

스마트기술이 가져올 미래가 러다이트 운동으로 대표되는 파괴적 형태로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러다이트 운동을 극복하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결과적으로 이전보다 풍요로운 산업사회를 만들어냈다. 스마트기술이 어디까지 진화할 것이고 그 영향은 우리 미래 사회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탐색의 작은 노력이 본고가 담고자 하는 내용이다.

본고의 Ⅱ장에서는 기술발전과 고용에 관련된 기존 연구들을 개괄적으로 살펴본다. Ⅲ장에서는 미래 산업과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미래 고용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스마트기술의 개념과 발전방향에 대해 소개한다. Ⅳ장은 발전된 스마트기술이 가져올 생산과 고용 패러다임의 변화를 현대 산업체제의 변천사와 더불어 조망해보도록 한다. 이어지는 Ⅴ장은 스마트기술을 이루는 핵심기술들이 각 산업영역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한다. 본고의 마지막 장은 스마트기술이 가져올 미래의 고용환경 변화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시사점을 요약하도록 한다.

II. 기술발전과 고용관계에 대한 기존 연구

기술의 발전에 따른 고용, 경제성장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전통적으로 경제학 영역에서 이루어져 왔다. 기술의 진보, 즉 기술혁신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제학 이론 모형의 기본적 접근방식은 기술혁신이 생산함수의 변화를 유발하고 이것이 노동수요 곡선의 변화를 가져와 결국 수급의 균형점인 노동량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 사유의 틀일 뿐이고 실제 고용량은 업종, 기술혁신의 성격, 파급력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증가할 수도 있고 감소할 수도 있다. 또한 단기적 효과와 장기적 효과가 상이할 수 있다[2]. 기술혁신에 따른 고용변화는 산업혁명 시기부터 시작된 오래된 경제학적 이슈다. 앞서 언급한 러다이트 운동은 기술혁신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은 19세기 노동자들의 저항이었다. 러다이트 운동을 목격한 J. S. Mill 등의 학자들은 기술혁신이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줄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새로운 고용이 창출된다는 소위 보상효과(compensation effect)가 존재함을 주장했다. 즉, 공장의 기계화는 단기적으로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지만 공장에 설치된 새로운 생산기계를 제작하는 산업이 성장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논리다. 또한 공장 기계화에 따른 제품 가격하락이 이끄는 수요 증가 또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주장이다[2].

보상효과가 주장된 이래로 여러 산업과 다양한 기술혁신 사례에 기반한 기술혁신과 고용변화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이러한 연구들의 결과를 개괄해보면 기술혁신의 성격을 제품혁신과 공정혁신으로 나눌 때 고용변화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새로운 제품이나 신산업을 창출해내는 제품혁신의 경우는 장기적으로 시장확대와 더불어 고용을 증가시키고, 단기적으로도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일반적 의견이다[2]. 반면에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둔 공정혁신의 경우는 단기적으로는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경쟁력 강화, 매출증대 등에 힘입어 고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듯 하다[2]. 하지만 개별 기술혁신의 영역과 성격, 산 업 특성에 따라 상이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고용변화를 한마디로 단정하기는 쉽지 않고 기술혁신에 따른 고용 보상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 또한 어렵다[3].

최근 몇 년 동안 기술과 고용에 관련된 학계의 논쟁은 ICT 융합기술의 진화가 고용, 산업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상호관계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 지고 있다. 특히 기술의 진보에 따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고용 측면에서의 양적 증가나 질적 향상이 없다는 점에 대한 논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기술혁신에 의한 고용없는 경제성장 이슈 논의에 있어서 가장 중심에 선 사람은 MIT 슬로안 스쿨의 브린욥슨 교수로서 2011년 저서 ‘Race Against The Machine’를 통해 미국 고용문제의 근본 원인은 지식 근로자를 포함한 인간 노동력이 기계로 대체되어 가는 추세 때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4]. 또한 2011년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는 트렌드 전망보고서를 통해 기술발전으로 인해 인력관리, 고용 패러다임 혁신이 시급히 요구됨을 지적한 바 있다[5]. 딜로이트는 동 보고서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 자동화된 업무 프로세스 등 디지털 인프라 기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직의 학습역량과 창의적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요구임을 강조했다. 한편 2013년 David Rotman은 브린욥슨 등이 제기한 기술진보와 일자리 상관관계에 대한 경고에 대응하 여 근래의 기술발전이 지속적 고용감소를 초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제한적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지능화되어 가는 최신 기술들이 일자리 양극화 등 고용의 질적 수준 저하를 야기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6].

기술과 고용에 관련된 국내 연구는 IT 산업의 직·간접적 고용효과 평가와 중소기업 및 벤처창업에 대한 정책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에 집중하는 형편이다[7]-[10]. 국내 주요 연구기관 등에서 발표한 IT 기술의 고용효과 연구는 메모리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HW 부문과 이동통신 등 통신서비스 부문에 집중된 국내 IT 산업의 고용변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인간 노동력을 대체하는 최신 ICT 융합기술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또한 중소기업·벤처 관련 정책연구는 투자, 기술지원, 해외진출 등 경영지원에 치중하고 있어 최신 기술의 진화방향과 연계한 미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상태다.

다음 장에서는 기술과 고용에 관련된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는 최신 스마트기술의 진화동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III. 스마트기술의 정의와 발전동향

지난 수십 년 간 진행된 PC와 초고속인터넷의 확산은 e-Business라는 새로운 산업, 경제 패러다임을 우리 앞에 던져놓았고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모바일 정보통신망과 스마트 기기는 사람의 일상과 업무행위를 항시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 기반 위로 올려놓았다.

컴퓨팅 파워와 결합된 데이터 통신망은 단순한 정보처리 및 정보교류를 넘어서 지식의 발견, 축적, 활용, 창출 등 인간의 지식노동의 주요한 부분을 기계화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ICT 기술확산이 생산현장에서 인간 노동력의 필요성을 급속하게 감소시키고 있다는 것이 기술에 의한 지속적 고용감소를 경고하는 학자들의 기본입장이다[4][6][11].

전통적으로 기술혁신에 의한 고용감소는 제조업 자동화에 초점을 맞추어 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최근의 ICT 융합기술 진화동향 중에서 미래 고용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 인간의 지적능력과 유연한 상황적응력을 대체해나가는 기술들이다. 이러한 기술들은 과거 산업용 제조전문 로봇이 인간의 신체적 능력을 모방하고 확장했던 것과는 달리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이라 여겨졌던 지적능력을 상당부분 흉내내고 대체한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을 스마트기술이라 명명한다.

본 연구에서 제기하는 스마트기술은 인간 고유능력인지능을 확장하고 나아가서는 인간지능을 기술 자체에 내재화해 나가고 있는 ICT 및 융합영역의 신기술로 정의할 수 있다. 스마트기술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가는 중이며 인간 노동력에 대한 대체 또한 여러 방향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인다. 스마트기술은 핵심기술 영역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에서의 활용범위에 따라 스마트 컴퓨팅, 스마트 머신, 스마트 인프라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먼저 <표 1>에 나타낸 스마트 컴퓨팅 기술은 유연성, 확장성, 예측능력 등이 핵심적 기능으로써 현실세계에 대한 지각, 학습, 추론능력을 강화하여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SW(Software)-NW(Network) 기술의 통합체계다. 스마트 컴퓨팅은 인간의 지적노동에 대한 기술 대체가능성을 열어줄 기반 기술로써 구글, MIT 등이 기술선도자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컴퓨팅 기술의 한 부문인 딥러닝(Deep Learning)은 오래 전부터 시도된 기계학습 알고리즘의 발전된 형태로써 한동안 기술적 한계에 부딪혔다고 인식되었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화된 미디어와 데이터의 양적 규모와 다양성이 획기적 증가와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로 학습의 범위, 깊이, 그리고 속도가 개선되면서 새로운 진화의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여진다. 학습 알고리즘과 NLQA 기술이 결합된 IBM의 왓슨(Watson)은 인기 TV퀴즈쇼에서 인간 챔피언들을 물리치면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바 있다[12].

<표 1>

스마트 컴퓨팅 기술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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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LQA: Natural Language Question & Answering

스마트 머신 기술은 스마트 컴퓨팅 기술을 통해 상황과 환경에 따라 유연한 대응과 자율적 동작수행이 가능한 HW(Hardware) 또는 특정 목적을 수행하는 SW(Software)를 의미한다. 유연하고 지능을 갖춘 기계장치는 일상생활과 생산현장에서 인간의 육체노동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것이다. 기존의 산업용 제조로봇은 정교하고 신속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었지만 구현할 수 있는 동작은 미리 설정된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따라서 유연한 상황판단이 필요한 작업 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작업환경에서는 활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상황판단 능력과 학습능력을 갖춘 스마트 머신은 보다 광범위한 업무를 변화하는 환경 하에서 수행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표 2>에 나타낸 스마트 머신들 중에서 학습적응형 로봇의 경우 충분히 발달된다면 커피숍에서 음료를 제조하고 고객에게 가져다 주는 등의 복잡하고 유연한 작업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표 2>

스마트 머신 기술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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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적응형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등 물리적 동작을 수행하는 기계장치 이외에도 인간의 지적능력을 보조하고 대체할 수 있는 SW 형태의 로봇 또한 향후 일상생활과 업무 전반에 걸쳐 활용될 전망이다. 상황에 적합한 정보를 사용자의 눈 앞에 펼쳐 보일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최적의 정보와 해결책을 찾아주는 개인비서 로봇 등이 SW 형태의 로봇의 대표적 미래상이다. 자율주행자동차, 물류자동화로봇, 무인택배머신 등은 자동차 등의 전통적 기계장치에 지능 이 부여될 때 인간의 육체노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대체할 대안들이다. 구글 무인자동차는 이미 실제 도로 위에서 성공적인 운행실적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 스마트기술의 영역은 스마트 인프라이다. 스마트 인프라 기술은 인간·기계·환경 간에 발생하는 창발적 상호작용을 수용하고 방대한 비구조적 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할 수 있는 확장성과 적응성을 갖춘 네트워크 환경이라 볼 수 있다. <표 3>에 나타낸 주요 스마트 인프라 기술은 네트워크 인프라에 관련된 미래기술의 진화방향이다. 보다 많은 접속기기에 대해 더 빠른 전송속도를 제공할 5세대 이동통신 등의 차세대 모바일 네트워크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를 제공할 것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도시환경, 자연환경 전반에 걸쳐 존재하는 다양한 센서, 기계장치, 정보기기, 구조물 등을 정보통신망으로 연결할 것이다. 기존 정보통신망은 정보와 지식의 교류가 미리 설정된 영역과 절차에 의해서 통제되었다. 스마트 인프라 기술이 가져올 미래 네트워크 인프라는 센서, 정보기기, 기계장치들이 스스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자율적으로 상호교류하는 통로로 작동할 것이다.

<표 3>

스마트 인프라 기술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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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기술발전과 생산·고용 패러다임 변화

스마트기술 혁신이 나을 새로운 디지털기술들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활용될 전망이다. 본 장에서는 현대적 산업체제가 시작된 이래 기술발전과 경영방식의 혁신을 통해 진행되어 온 생산과 고용의 패러다임 변천과 미래 변화방향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표 4>

기술 및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생산 및 고용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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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생산 및 고용 패러다임의 변화를 설명하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표 4>와 같이 현대적 경영관리, 생산체제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테일러리즘과 포디즘이라는 개념을 중심축으로 삼아 생산 및 고용 패러다임 변화를 분석, 전망해보도록 한다.

1. 테일러리즘

테일러(F. W. Taylor)는 모든 생산활동 즉, 가장 기초적인 일부터 매우 복잡한 일에까지 모두 과학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또한 테일러가 생산성의 원천으로 생각한 것은 물리적인 근력이 아니라 지식의 적용이었다[13].

그러나 테일러는 경영이란 노동자들이 알아서 일을 잘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인 관계는 시스템으로 대체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관리자들이 지식과 기술을 독점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였다[14].

테일러는 “노동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전통적인 지식을 모으고 분류한 다음 문서로 만들고 이를 공식이나 매뉴얼로 간추려서 모든 노동자들이 일상의 업무에서 바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6]. 달리 표현하자면 테일러리즘은 1) 노동과정에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과정을 뺄 것, 2) 계획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을 분리할 것, 3) 경영자들만 전문지식을 알고 독점하는 것 등을 제안한다. 이런 제안들은 경영자의 노동자 통제력을 증가시켰고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나아가 테일러리즘은 노동자를 일종의 생산 기계로 간주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고 이는 노동자의 기술을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가져왔다[14].

지식과 통제력을 관리자와 경영자에게 집중시키는 테일러리즘은 노동자의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테일러 방식이 노동자들의 복지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인정되어, 미국 내 일부 주에서는 1949년까지 정부재정지원사업에서 테일러원칙을 금지하기도 했다[14].

2. 포디즘

테일러는 산업 효율성 향상에 관심을 기울인 반면, 생산품이 어떻게 팔려야 할 것인가는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 대량생산은 대규모 시장을 필요로 하는데, 헨리 포드는 그러한 사실에 주목하였다. 포드는 1) 테일러리즘의 작업 편성원리와 2) 컨베이어벨트에 의한 대량 자동 조립공정을 도입해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켜 표준화된 상품을 대량 생산하였다. 포디즘이 가져온 생산성 향상은 기업 이익의 증가를 낳았고 이러한 이익의 분배를 통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조화가 이루어졌으며,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었다[15]. 즉 포디즘은 ‘생산성 상승, 실질 임금의 상승, 임금노동자의 소비 수요 증대, 생산·투자의 증대, 그리고 다시 생산성 상승’이라는 축적의 ‘선순환(virtuous cycle) ’을 가능하게 하였다. 2차 대전 이후 선진 자본주의 경제의 고도성장은 ‘포디즘’이라는 축적체계를 통한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에 의해 가능한 것이었다. 인간을 포함해 모든 것을 기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포디즘은 이후 1980년대가 되어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 테일러와 포드가 조직의 목표인 생산성 극대화를 통한 이윤추구를 위해 배척해야 한다고 내세웠던 노동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이제 경쟁력의 원천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3. 디지털 테일러리즘

1980년대 이후 사라져가는 줄 알았던 기계적 테일러리즘과 포디즘이 최근 다시 부활하고 있다. 20세기가 기계적 테일러리즘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디지털 테일러리즘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만 핵심 지식을 독점하게 하고 나머지 노동자들은 단순업무만 처리하게 하는 것이 기계적 테일러리즘의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같은 맥락으로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소수의 핵심 의사결정자들을 중심으로 관리자·전문가·기술자들의 지식노동을 파악해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소프 트웨어, 전자 표준화, 매뉴얼 등으로 재가공해 실용적 지식(working knowledge)으로 재탄생시킴으로써 일반노동자들이 높은 수준의 직무교육 없이 수월하게 다양한 업무에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다[16].

제조업 공장 내 육체노동을 주된 대상으로 삼았던 기계적 테일러리즘과는 달리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서비스업, 사무직에 이르기까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 디지털화된 실용적 지식을 활용하는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세계전역에 퍼져있는 산업현장 어디라도 짧은 시간 안에 업무를 분산시키고 또 결합시킬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테일러리즘을 사무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서비스산업은 제조업보다 유연성이 더 발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 요구사항을 판단하거나 적절한 재화, 용역을 주문하는 작업 등은 표준화가 곤란했다. 디지털 테일러리즘은 이 문제를 디지털화된 ‘예외 원칙’이라는 방식을 통해 해결한다. 상황판단과 유연성이 요구되는 까다로운 일들을 솎아내서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적용할 경우, 광범위한 업무처리 교육은 소수의 직원에게만 시키면 충분하다[16]. 요즘 콜센터나 고객센터는 디지털작업을 통해 고객의 요청을 분류한 뒤 각기 다른 팀으로 연결시킨다. 이로써 직원들이 갖추어야 할 지식의 범위가 축소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예외원칙을 금융상품 판매에 적용하기도 했다. 미국의 한 은행은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장외파생상품 판매를 포함한 가능한 많은 업무를 인도로 이전시켰다. 예외적 경우는 런던에 있는 노련한 직원들이 담당하도록 했다. 이 방식을 통해 직무교육 투자를 최소화하고 운영비를 40%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17].

디지털 테일러리즘의 대두는 개별 노동자가 가진 노하우와 창의성을 단순 작업으로 작은 조각으로 분리하고 필요에 따라 재조합하는 ‘지식의 레고블록화’ 로 표현할 수 있다. 육체적 노동을 표준화하고 정량적으로 관리했던 테일러리즘이 이제 인간의 지적업무를 정보처리 기술을 통해 표준화, 정량화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4. 디지털 포디즘

인간의 지적업무를 표준화하는 디지털 테일러리즘의 등장 이후 업무 처리과정이 디지털 인프라와 플랫폼에 맞추어 재편되는 디지털 포디즘이 나타나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로 대변되는 기계화된 생산공정에 종속된 노동자를 출현시킨 기계적 포디즘의 디지털 버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포디즘의 예로써 고객정보 시스템과 매뉴얼에 따라 운영되는 고객센터를 들 수 있다. 오늘날 고객센터에는 방대한 분량의 고객 응대 매뉴얼이 존재하며 고객 반응에 따른 대처방법이 온라인으로 지시된다. 텔레마케터들은 주방용품, 휴대전화, 금융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맡는데, 자동으로 전화를 거는 기계를 통해 관리자들은 텔레마케터들의 업무속도를 통제할 수 있다. 콜센터 벽에 걸린 모니터들은 관리자들에게 분단위로 답변건수와 대기 중인 전화상황을 알려준다. 개개의 텔레마케터들은 실적 목표를 달성했을 경우는 ‘웃는 얼굴’로, 미달했을 때는 ‘우는 얼굴’로 표시된다[16].

이메일과 통화내용을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새로운 IT기술이 도입되면서 고용주들이 노동자들을 촘촘하게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실례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디지털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조업체의 의사결정자들은 노트북을 통해 전세계에 퍼져있는 공장·사무실·납품업체·매니저·노동자들의 실적을 비교하며 채찍질할 수 있다.

디지털 인프라로 전이된 업무처리 프로세스, 표준화된지식이 낳은 디지털 포디즘은 ‘인간의 기계화’라는 극단적 해석을 낳았던 기계적 포디즘 생산라인의 오피스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기술의 발전은 디지털 포디즘의 확산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디지 털 포디즘은 비교적 단순한 지식과 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기술 발전에 따라 고도의 전문지식들이 인간이 아니라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처리될 수 있다면 디지털 포디즘의 영역은 더욱 넓어 질 것이다. 디지털 인프라를 통해 고도의 지적업무까지 표준화되고 블록화되기 시작하면 산업 전반에서의 업무 처리가 ‘디지털화된 지식 플랫폼’ 위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금융, 실물 거래가 e-business로 전이되었지만 여전히 결정적 의사판단은 인간이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다가올 스마트기술의 발전과 이에 따라 디지털화된 지식 플랫폼 위에서는 인간의 의사판단이 표준화된 지식 모듈에 의해 평가되고 나아가서 의사판단의 상당부분이 기계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계적 테일러리즘과 기계적 포디즘의 시대는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사이의 계급 갈등을 낳았다. 이제 디지털 테일러리즘, 디지털 포디즘은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기술을 단순화시키는 동시에 중간계급 내의 권력투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업들은 일부 고위급 임원을 제외한 대다수 다른 직원들의 자율성과 권한을 줄이는 쪽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그에 따라 극소수의 엘리트 직원들만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사고’할 권한을 갖게 된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단순한, 테일러 방식화된 일만 떠맡고 포디즘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평가받게 될 것이고, 이러한 현상은 디지털화된 지식플랫폼 위에서 작동하는 업무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더욱 공고해질 것이다.

V. 스마트기술과 산업별 고용 이슈 전망

Ⅵ 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술의 발전과 경영환경의 변화는 노동에 있어서 인간의 지식이 가진 중요성을 점점 강조하는 동시에, 지식에 기반한 의미있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노동자의 비중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는 결국 기술에 의한 안간 노동력의 대체가 보다 손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본 장에서는 스마트기술 영역에서 진행 중인 최근 기술진화가 몇몇 주요 산업의 고용에 미칠 영향력을 분석하고자 한다.

본 장에서 제시하는 스마트기술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기술에 의한 인간 노동력의 대체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분석되었으며 기술 및 기술전략·정책 전문가그룹을 대상으로 한 의견조사와 합의를 통해 도출되었다. 분석을 위해서는 기술진화의 시간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표 5>에 제시된 기술에 의한 고용 대체가능성은 향후 10년간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기술 진화에 따른 것이다.

<표 5>

스마트기술에 의한 제조·서비스 분야 고용 대체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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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제조 및 서비스 직종과 산업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기술은 빅데이터 분석, 딥러닝, NLQA, 자동통역 등 스마트 컴퓨팅 기술영역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컴퓨팅은 스마트 머신 등 기술의 스마트화를 주도하는 핵심영역으로 지식의 플랫폼화를 시작으로 인간 지능의 고도화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머신은 세부기술별로 해당 직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인간의 육체노동과 지적업무를 보조하거나 대체할 것으로 평가되었다. 스마트인프라는 전 산업영역에 고르게 영향을 주며 미래의 고용·노동 문제에 영향을 끼칠 보이지 않는 기반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스마트한 기술발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종은 기술에 의한 고용 대체가능성 평가에서 각각 24, 25, 26, 25점을 받은 의료, 운수, 교육, 상담 등 서비스 분야이다. 제조업의 조립 및 운반, 공정관리 등의 부문은 상대적으로 스마트기술에 의한 고용 대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전문가 평가 는 기술에 의한 제조업 고용감소는 산업용 제조로봇, ERP, SCM 등과 같은 기존의 기술 적용을 통해 상당부분 이미 이루어졌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본 연구에서 다루는 미래의 기술, 즉 스마트기술에 의한 고용감소는 제조업 보다는 서비스업에서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 서비스업에서의 스마트기술 영향력

우선 의료, 운수, 교육 등 주요 서비스산업에서 발생할 스마트기술에 의한 고용 대체 전망을 살펴보자. 스마트기술을 통해 기술의 지능화가 진행되기에 기존 기술들에 비해 사람의 지식과 의사판단이 필요한 직무, 직종에 대한 기술 대체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산업에서 멀지 않은 미래에 기술에 의한 고용대체가 시작될 직종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정보와 지식을, 복잡하지만 어느 정도 일정한 규칙에 의해 활용하는 분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직종으로는 간호조무, 약사, 트럭 운전수, 콜센터 상담원 등을 들 수 있겠다. 이러한 직종들은 과거 정보화 기술 혹은 자동화 기술들로는 고용 대체가 사실상 쉽지 않은, 복잡성을 가진 작업을 수행하는 분야였다. 하지만 현재 구글은 GPS 정보, 교통흐름 정보, 상황 감지 센서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무인자동차를 실제 도로에서 성공적으로 운행하고 있다[18]. 캘리포니아 대학의 샌프란시스코 의료원은 최근 두 곳의 병원에 자동화 로봇에 의해 운영되는 약국을 설치했다. 처방전을 통신망을 통해 수신하고 약을 고르고 조제, 포장하는 작업이 로봇을 통해 이루어진다. 간호사들은 조제약 포장에 있는 바코드정보를 통해 각 환자에게 적절한 약물이 투여되는 지를 확인한다. 2012년 한해 동안 이 로봇 약국은 35만 건의 투약을 한 건의 오류도 없이 처리했다[19]. 고객응대, 영업부문에 투입된 상담원과 영업사원들이 데이터마이닝 기법을 활용한 CRM 등의 기술이 제공하는 고객정보와 매뉴얼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자연어 인지및 처리, NLQA 등 스마트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고객응대, 영업, 상담 등의 업무에서 인간 노동자의 필요성은 점차 감소할 것이다. 즉, 자연어 합성이 가능한 컴퓨터가 고객 정보, 상황, 매뉴얼에 따라 고객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응대하게 될 것이다.

기술에 의한 고용의 대체는 교육부문에서도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교육 콘텐츠와 커뮤니티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코세라(courser), 에드모도(edmodo)등으로 대표되는 MOOCs(Massive Open Online Courses) 플랫폼은 기존 대학교수, 초중고 교사가 수행하던 지식전달 기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잠재력이 있다. 에드모도의 경우 캘리포니아주 소재 학교의 40%가 이용하고있다[20]. 현재로써는 학생과 지도 교사 간의 감정적 공감대 형성과 같은 분야에서는 스마트기술의 활용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교사 직무의 상당부분이 스마트기술에 의해 수행될 수 있다는 점은 미래 교육부문에서 기술에 의한 고용 대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기술의 발전은 보다 고도의 전문지식과 스킬이 요구되는 의사, 변호사, 대학교수 등의 직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의 지능화와 이에 따른 지식의 플랫폼화로 인해 기술이 전문직 업무효율성 제고와 함께 업무프로세스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다. 전문직종의 업무프로세스에 지능화된 기술이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전문가 역량의 일정부분이 스마트기술로 이전되고 전문가의 권위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현재 의사의 진단은 해당분야의 다른 전문가에 의해서만 평가될 수 있으나 향후에는 스마트기술에 의해 의사가 내린 진단내용을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때 의사의 권위는 상당부분이 약화되고 기술로 이전된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2월 IBM은 자사의 컴퓨터 왓슨에게 연구에 관련된 60만건의 의학적 사례, 42개 의학저널과 임상시험 데이터로부터 200만 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학습시켰음을 발표했다[12]. IBM은 왓슨이 향후 의사에게 개별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 방법을 권고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아이로봇사의 자동원격진료기능을 갖춘 ‘RP-VITA 리모트 프레즌 스 로봇’을 의료기기로 승인했다[21]. 이 로봇은 진료 일정에 따라, 혹은 원격조정에 의해 특정 병실을 방문하고 초음파 진단기, 전자청진기 등을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병원의 의사에게 전달한다[21]. 선마이크로시스템즈의 공동설립자이자,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인 Vinod Khosla는 다가올 미래에는 의사의 80%가 컴퓨터로 대체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22]. 왓슨과 같은 학습형 슈퍼컴퓨터, 원격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의료로봇인 RP-VITA 등의 등장은 Khosla의 다소 급진적 주장에 현실성을 더해주고 있다.

법률부문의 업무는 전통적으로 법과 규제, 경제, 사회적 관습 등 다양한 영역에 걸친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은 법률 서비스업에 까지 깊숙이 스며들고 있어 향후 비싼 수임료를 받는 변호사 대신 저렴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처리할 수 있는 업무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률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블랙스톤 디스커버리’는 150만 건의 서류를 10만 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법적 소송을 위해 필요한 방대한 증거자료를 수집, 추출, 분류하는 등의 작업을 처리하는 e-Discovery 소프트웨어가 그것이다. 블랙스톤 디스커버리는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단순 어휘검색뿐만 아니라 추론기능을 갖추고 있어 개별 소송과 관련된 내용을 어휘의 뉘앙스까지 고려해서 분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23]. 이러한 소송 관련 자료조사 및 분석업무는 개별 소송 발생시마다 반복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법률 지식을 갖춘 변호사들이 투입되어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 처리해왔다.

금융업에서도 정보 및 지식처리기술의 진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 부분에서의 대표적 정보기술 활용은 복잡한 수치 계산을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해야 하는 금융파생상품 등의 설계와 거래영역이다. 이러한 분야는 빠른 계산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비교적 복잡성이 낮은 수치자료에 대한 처리에 국한된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씨티그룹은 금융시장에 대한 실시간 정보 분석, 개별 고객정보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에 IBM 왓슨을 활용하고 있다[24].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투자 및 대출 여부, 적정한 이율의 결정 등은 경기, 산업 패러다임, 사회적 유행, 기후, 개인의 일상생활 패턴 등에 대한 복잡한 정보와 지식의 처리를 요구한다. 따라서 이러한 업무에는 경제, 경영 분야의 교육과 훈련을 받고 실무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 투입되어 왔다. 왓슨과 같은 스마트기술의 발전은 이 영역에서 전문가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 제조업에서의 스마트기술 영향력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본 연구에 참여한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르면 스마트기술의 발전이 제조업에서 고용대체로 이어질 전망은 다소 낮다. 이러한 평가는 기술발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제조업 고용은 기술발전에 의해 더욱 빠르게 감소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산업용 제조로봇 등과 같은 기존 기술의 적용에 의한 고용 대체가 상당 부분이 진행되어 왔기 때문에 스마트기술의 영향력이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예측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기술의 발전은 조립공정에 주로 활용되었던 기존의 산업용 제조로봇을 넘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2012년 아마존(Amazon)이 인수한 로봇 개발사 키바시스템은 조립공정이 아닌 물류창고 관리 로봇을 출시했다. 키바 로봇은 현재 아마존의 거대한 물류창고에서 재고를 파악하고, 발송할 제품을 찾아서 운반하고, 인기 제품과 비인기 제품을 분류하여 창고내에 재배치하는 작업에 활용되고 있다. 키바 로봇은 인간에 비해 20~40%의 작업효율 향상을 보이고 있다[25]. 키바 로봇으로 인해 아마존 물류 창고에 근무자는 단순 육체 노동자이 아니라 로봇의 관리와 알고리즘 조정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바뀌어 가고 있다.

Rethink Robotics사가 2012년 내놓은 로봇 baxter는 활용가능한 영역 측면에서 키바 로봇에 앞선다. MIT테크놀러지리뷰가 2013년 주요 미래기술 중의 하나로 꼽은 로봇 baxter는 학습기능을 가졌다는 점에서 미래 활용처가 광범위할 것으로 전망된다. Baxter는 사용자가 로봇 팔을 잡고 수차례 동작을 반복하면 학습이 이루어진다. 이후 baxter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사용자와 직관적으로 상호작용하며 교정을 통해 정교한 동작을 완성해간다. Baxter는 유연한 학습기능 이외에도 2만 달러 수준의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을 가졌다[26]. 미리 프로그래밍된 동작을 정교하고 빠르게 강력한 힘으로 수행하는 산업용 제조로봇에 비한다면 현재의 baxter는 산업에서의 활용성이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보잘것 없는 컴퓨팅 파워를 가졌던 초기 PC가 유연한 커스터마이징 가능성과 저렴한 가격을 기반으로 폭발적으로 진화해 정보화 시대를 이끌었던 사실로 볼 때 baxter와 같은 학습형 로봇의 미래 가능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성숙된 학습형 로봇기술은 다양한 제조업뿐만 아니라 커피숍과 같은 일상적 서비스업종에까지 활용될 가능성을 가진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발전이 제조업의 고용에 미치는 영향의 형태는 국가별 경제,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낮은 임금으로 인해 세계의 생산기지로 기능하면서 고용규모가 증가했던 중국의 경우 임금수준이 상승하면서 생산현장에서 인간 노동력을 제조자동화기술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폰 생산을 담당하는 제조기업 폭스콘(Foxcon)은 2011년 중국에 있는 자사의 노트북 컴퓨터 및 모바일 조립공장에 2014년까지 노동자를 대신할 로봇 100만대 도입계획을 발표했다[27]. 폭스콘은 2013년 현재까지 약 10만 대의 로봇을 도장, 용접, 조립 등의 작업에 투입하고 있다[28]. 신화통신 등 중국의 주요 언론은 ‘인간의 일자리를 로봇이 대신하나, 차세대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로봇이 만들게 되는 건가’ 등의 목소리를 내며 자국의 고용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가들에서는 제조산업의 부흥이 발생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자동차산업 경쟁력이 하락한 근래에 캘리포니아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모터스는 빠르게 성장하며 미국 내 제조기반을 늘이고 있다. 100% 전기로 움직이는 고급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테슬라모터스의 캘리포니아공장에는 160대의 로봇과 3,000여 명의 노동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29]. 디트로이트로 대표되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쇠락한 것은 사실이고 테슬라모터스의 생산공장이 전통적 자동차 생산공장에 비해 적은 수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 또한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생산공장이 없던 캘리포니아에 새로운 고용 3,000명이 발생한 것 또한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부가가치의 제품, 로봇과 인간의 협업을 통해 향상된 생산성 등이 고임금 지역인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공장이 운영될 수 있는 밑바탕일 것이다.

독일이 계획하고 있는 Industrie4.0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제조강국의 해법으로 분석된다. Industrie4.0은 공급망, 생산공정, 유통망 등 제조산업 전체에 걸쳐 상호작용하는 유기적인 지능형 정보통신 인프라이다. 생산공장의 각 제조기계, 중간재 등에는 센서가 부착되고 공정 전체에 대한 가상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 센서의 활용, 정보통신망을 통한 상호작용 등은 부품, 소재, 중간재 공급망과 제조품의 판매유통망에 이르기까지 확장된다. 결과적으로 Industrie4.0이 지향하는 바는 부품의 제작, 제품생산, 상품판매 등 모든 과정이 사전적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화되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관리되는 것이다[30]. 자동차 등 주요 완제품뿐만 아니라 부품, 소재, 생산시스템에 이르는 제조산업 전체에 있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독일, 일본 등이 이런 공정 가상화를 성공적으로 활용한다면 고령화, 임금상승 등의 문제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제조업은 서비스업에 비해 글로벌 경쟁이 한층 치열한 분야이다. 따라서 제조업 부문에서 미국, 독일, 일본 등의 경쟁력 강화가 다른 국가의 경쟁력 약세로 이어질 개연성이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Industrie4.0과 같이 SW, HW, NW를 함께 활용하는 미래형 제조산업 기반이 특정 국가에 의해 주도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작동되기 시작하면 다른 후발국가들의 산업이 해당 플랫폼에 종속적으로 운영될 위험도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경제학적 관점으로 보면 기술발전에 따른 미래 고용규모 변화는 산업, 기술 특성, 예측의 시간적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본 장에서 제시한 스마트기술에 의한 고용 대체 전망은 기술의 활용가능성이라는 극히 제한적 시각에서만 제시된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 생산성 향상과 산업규모 성장으로 이어져 전체적으로 고용이 증가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하지만 기술발전을 이끌기 위한 R&D 전략수립, 그리고 기술발전이 낳을 사회적 파급효과에 대한 정책적 대응방안 마련이라는 측면에서는 기술로 인한 고용 대체가능성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경고는 미래사회가 마주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다음 장에서는 이제까지 살펴본 스마트기술의 발전에 고용환경 변화 전망에 던지는 정책적 시사점을 짚어본다.

VI. 맺음말

ICT를 중심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기술의 스마트화는 과거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간주해온 정신적 업무 영역도 무너트릴 가능성이 큰 것을 전망된다. 산업 현장에 적극적으로 도입될 스마트기술은 노동에 비해 자본 생산성을 증가시키는 속성을 가질 것으로 보여 기술적 진보가 고용인에게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미래의 고용은 고등 교육을 받은 고급인력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강화되어 일자리 양극화, 소득과 고용의 불평등 심화 등의 사회적 불균형이 나타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많은 노동자가 기술의 발전 속도에 적응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경향이 심화될 경우에는 결국 스마트기술의 발전은 경제전체의 성장률 하락과 양극화라는 정치·사회적 문제의 원인이 될 것이다.

한편 스마트기술 발전은 개인에게 더 많은 기회와 권한을 제공함으로써 과거에 비해 개인의 행동, 지식, 창의성이 가진 사회적 영향력을 확대하게 될 것이다. 사회경제적 활동에서 노동, 정보, 지식, 자본이 가진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다른 사람들의 수요와 공감을 이끌어 낼 창조적 아이디어의 중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세기 주요 기업이 초대형 다국적 기업이었다면 21세기의 새로운 주요 기업은 아주 낮은 고정비와 적은 수의 직원으로 구성되는 소형 다국적 기업이라는 형태를 가질 가능성이 높다. 즉 혁신적 기술과 창의성을 갖춘 소수의 인물들이 작은 규모의 기업을 통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막대한 부를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과 사회적 안정에 있어서 고용문제가 가진 중요성은 지대하다. 스마트기술에 의한 고용과 소득의 양극화, 혁신역량을 갖춘 소수에 의한 글로벌 영향력 확대라는 전망은 미래변화의 단면만을 포착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전망에 대한 대응방향을 탐색하는 것은 미래 충격에 대한 적응력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작업이다. 변화가 보다 긍정적인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사회경제 체제가 유연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가진 의미와 그 영향력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미래 비전 수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스마트기술 자체의 R&D 전략, 기업과 산업 혁신전략, 인재양성 등 주요 정책부문에서의 대비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요구된다.

약어정리

NLQA   Natural Language Question & Answe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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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세계 최고 제조업 국가 독일의 기 술혁신 프로젝트 ‘Industrie 4.0’,” 정보통신산업진흥원. 2013.

<표 1>

스마트 컴퓨팅 기술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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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LQA: Natural Language Question & Answering

<표 2>

스마트 머신 기술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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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스마트 인프라 기술 상세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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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기술 및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생산 및 고용 패러다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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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스마트기술에 의한 제조·서비스 분야 고용 대체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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