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방송 서비스 및 기술동향

Trends of Broadcasting Technology for the Disabled

저자
장인선, 안충현, 차지훈 / 감성미디어연구실
권호
30권 3호 (통권 153)
논문구분
방송통신미디어 기술특집
페이지
21-30
발행일자
2015.06.01
DOI
10.22648/ETRI.2015.J.300303
초록
복지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 초고령화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됨에 따라 잠재적 시각•청각 장애인과 고령 노인에 대한 보편적 방송접근권 보장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장애인방송 제작 지원 사업과 방송수신기 보급사업 등을 통해 장애인방송물의 제작을 촉진 보급하는 한편 2011년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를 제정하여 방송사업자의 장애인방송 제공을 의무화하고 매년 방송프로그램 편성실적을 공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고에서는 장애인방송 현황과 함께 시각•청각장애인의 방송접근권 향상을 위해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장애인방송 서비스와 기술동향 및 관련 이슈들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2819 Downloaded 5411 Viewed
목록

Ⅰ. 서론

최근 방송통신의 융합과 방송의 디지털·모바일화 등 방송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방송 소외계층의 확대와 함께 정보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는 미디어 이용에서 소외되고 있는 시각·청각장애인에게 뚜렷하게 보이며 최첨단 서비스일수록 오히려 방송 접근성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 수는 2012년 12월 말 기준 251만 1천 명으로, 2000년 12월 말 95만 8천 명에서 약 162% 증가하였다[1]. 고령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장애인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2] 이는 인구 고령화와 선/후천적 장애 증가에 기인하는 전 세계적 추세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시각·청각 장애인에 대한 보편적 방송접근권을 제고하고 디지털 미디어에 대한 차별 없는 접근성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3]-[5].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부터 방송수신기 보급사업과 장애인방송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장애인방송 서비스의 제작 및 보급을 유도하였으며 2011년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6]를 제정하여 방송사업자의 장애인방송 제공을 의무화하고 의무 편성 비율을 매년 확대하는 등 미디어복지의 제도적 기틀을 다졌다.

본고에서는 장애인방송 서비스 동향을 기술하는 한편, 법적으로 규정된 장애인방송 목표달성을 위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장애인방송 기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Ⅱ. 장애인방송 서비스 현황

1. 장애인방송 고시

장애인에 대한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방송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방송통신위원회는 2011년 12월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를 제정하였다[6]. 고시는 방송법 제69조의 개정에 따라 방송사업자가 장애인방송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각종 세부규정을 명시하고 있으며 방송사업자의 장애인방송 제공의무를 장애인방송 편성의무, 장애인방송 성실제공의무, 장애인방송 유형표시의무로 구분하고 있다.

이 고시에 따르면 중앙지상파 방송사와 지역지상파 방송사는 각각 2013년과 2015년까지 전체 프로그램 중 자막방송 100%, 수화방송 5%를 편성하여야 하고, 화면해설 방송의 경우에는 각각의 대상 사업자별로 2014년과 2015년까지 10%를 편성해야 한다. 보도 및 종합편성채널 사용사업자는 2016년까지 지상파 방송사와 같은 수준의 편성목표를 달성해야 하며 유료방송사업자 중 고시 지정된 사업자는 2016년까지 자막방송 70%, 화면해설 5%, 수화방송 3%에 해당하는 장애인방송물을 제작/편성해야 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표 1>과 같다. 고시에 따라 장애인방송을 편성/제공하는 방송사업자는 2012년 60개사에서 2013년에서는 153개사로 대폭 늘어나게 되었으며, 지상파방송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채널의 방송 프로그램도 장애인방송을 서비스함으로써 시각·청각 장애인들의 채널 선택권 및 방송접근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표 1>

사업자별 장애인방송 편성비율 목표치[6]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t001.jpg

2. 장애인방송

장애인방송은 장애인의 방송접근권 보장을 위하여 방송사업자가 제공하는 자막방송·수화방송·화면해설방송 등 시청 편의 서비스를 말한다. 우리나라 장애인방송은 자막방송의 경우, 1996년 (구)정보통신부와 지상파방송 4사, 가전업체 간에 자막방송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지상파 3사는 1999년부터, EBS는 2000년부터 자막방송을 시작하였다. 수화방송은 1979년에 KBS에서 최초 실시한 바 있고, 90년대 중반 이후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화면해설방송은 2001년에 KBS와 MBC가 시험방송을 시작했고, 본 방송 서비스는 MBC는 2001년, KBS는 2003년부터 개시하였다[7]. 주로 지상파방송을 위주로 실시된 초기의 장애인방송은 자막방송을 제외한 자막·화면해설방송은 전체 프로그램 대비 편성률은 낮은 편이었다[8].

2011년 방송법 개정으로 방송사업자의 장애인방송 제공이 의무화됨에 따라 정부에서는 매년 사업자별 장애인방송 제공실적을 평가하고 그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9]. 2013년도 평가 결과 장애인방송 편성의무 목표를 모두 달성한 사업자는 전체 153개사 중 95개사(62.1%)이며, 1개 유형이라도 달성하지 못한 사업자는 58(37.9%)로 나타났다[<표 2> 참조]. 각 방송사별로는 지상파방송 50개사 중 중앙지상파(4개사)는 편성목표를 모두 달성하였으나 지역지상파(46개사)의 경우, 18개 KBS 지역국은 100% 달성하였으나 지역 MBC 2개사 및 지역민방 4개사는 편성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SO(System Operator)의 경우 총 75개사 중 39개사는 달성하지 못하였고, 종편, 보도PP (Program Provider)는 각각 1개사가, PP의 경우는 총 21개사 중 11개사가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일부 사업자의 장애인방송에 대한 편성확대가 요구된다.

<표 2>

2013년도 장애인방송 편성의무 평가 결과(단위:개사)[9]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t002.jpg

한편, 장애인방송고시에 따르면 장애인을 위한 폐쇄자막이나 수화, 화면해설방송의 편성비율만을 규정했을 뿐 방송의 정확성에 대한 내용은 언급되어 있지 않다. 일부 사업자의 경우에는 방송의무 비율을 지키는 데 급급하여 전혀 다른 내용의 자막이 송출되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보다 충실한 장애인방송이 되기 위해 예를 들어, 자막이나 수화통역의 정확도 수준 등 실질적인 내용이 보장되도록 현행 조항에 대한 수정 요구가 장애인 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3. 장애인방송 지원 사업

방송통신위원회는 장애인 방송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2000년부터 방송수신기 보급사업과 장애인방송 제작 지원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방송수신기 보급 사업은 저소득층 장애인을 대상으로 방송수신기를 무료로 보급 및 교체함으로써 시각·청각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방송매체에 접근 및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10년까지의 장애인방송수신기의 보급률은 <표 3>과 같으며[10], 2014년에는 장애인방송(자막방송, 화면해설 방송) 수신기능이 내장된 디지털TV를 시각·청각 장애인용으로 6천여대를 보급하고 있다.

<표 3>

장애인방송수신기 보급률 추이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t003.jpg

또한, 정부는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장애인방송물 제작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방송사업자의 장애인방송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장애인방송 제작 지원사업은 2006년부터 지상파방송 4사, 지역지상파 방송사업자, SO 및 PP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장애인방송 제작금액의 30%를, 각 방송사가 70%의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장애인방송 제작비 지원 현황은 <표 4>와 같다[11].

<표 4>

방송사업자별 장애인방송 제작비 지원현황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t004.jpg

Ⅲ. 장애인방송 기술현황

1. 화면해설 방송

대표적인 장애인방송 서비스인 화면해설방송은 오디오채널을 통해, 폐쇄자막은 비디오 패킷의 유저영역을 통해, 수화방송은 비디오 화면에 합성되어 각각 제공된다[(그림 1) 참조]. 기타 시각·청각장애인의 TV시청을 지원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와 관련된 기술이 있으나, 본 장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주요 서비스 관련 기술에 대해 서술하고자 한다.

(그림 1)

디지털방송 장애인방송 제공 방식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1.jpg

화면해설(Audio Description) 방송이란 시각장애인의 시청을 돕기 위해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장면과 관련된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추가하여 등장인물의 행동, 표정, 위치, 의상 등의 내용을 성우의 목소리를 통해 음성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이다. 화면해설방송물을 제작하는 과정은 (그림 2)와 같다.

(그림 2)

화면해설방송 콘텐츠 제작 과정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2.jpg

상기 과정은 화면해설방송 작가가 미리 방송 영상을 보면서 출연자의 대사가 없는 구간에 삽입 가능한 길이의 화면해설을 작성하는 화면해설 대본 작업을 한 이후에 프로듀서가 다시 프로그램을 일일이 확인하며 대사가 없는 구간에 성우가 더빙한 화면해설 오디오를 믹싱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다수의 전문가 인력과 많은 시간적 노력이 소요된다.

또한, 미리 방송 영상을 확보해야 하는 화면해설 제작 과정의 특성상, 드라마 등 특정 장르의 경우 사전 제작이 전무한 국내 방송 환경 탓에 본 방송에 대한 화면해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한 편의 드라마를 화면해설 방송물로 제작하는 데 보통 24시간 이상 소요됨)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가 화면해설 방송물 제작에 큰 제한 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화면해설이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주로 낮과 새벽 혹은 주말에 방영하는 재방송이며 본 방송에서 화면해설이 제공되는 경우는 다큐멘터리나 사전 제작된 시사교양프로그램에 국한되어 있다.

화면해설방송콘텐츠의 확대와 저작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대 초부터 다양한 저작 기술 및 도구가 개발됐다. IBM Research에서는 화면해설을 HTML, TTML 형식으로 제작하는 화면해설 저작도구 EASEL과 EASEL에서 제작된 화면해설을 사용자 단말에서 TTS(Text-To-Speech) 음성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하였다[(그림 3) 참조].

(그림 3)

IBM Research 화면해설 제공 플랫폼[12]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3.jpg

또한, NHK에서는 화면해설 대본 입력 및 성우 연기를 위한 지문 추가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화면해설 대본 작성을 위한 보조 툴을 개발하였다[(그림 4) 참조].

(그림 4)

NHK 화면해설대본 저작 보조 툴[13]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4.jpg

또한, Miranda 사에서는 화면해설 콘텐츠 제작을 위한 대본 제작, 성우 리허설 및 녹음 기능을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인 Swift ADePT를 개발하였다[14]. 이외에도 MAGpie[15] 및 LiveDescribe[16] 등 화면해설과 자막 겸용 저작도구가 공개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은 화면해설 대본 입력/편집 등 화면해설 대본 작성 기능을 제공하거나 텍스트 기반 포맷으로의 출력만을 지원하는 등 화면해설방송 콘텐츠 저작 전반에 대한 편의성 제공에는 한계가 있어 널리 활용되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국내의 화면해설방송콘텐츠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산하의 미디어센터에서 전문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대부분 제작되어 방송사에 공급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긴 제작시간, 제작경비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제작이 용이하도록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TTS를 활용한 화면해설방송 콘텐츠 저작기술을 개발하였다[17].

이 저작도구는 자막과 오디오의 분석을 통해 화면해설이 들어갈 수 있는 구간을 파악하여 타임라인상에 제시를 함으로써, 작가가 쉽게 화면해설이 삽입 가능한 구간을 확인하여 화면해설 대본을 바로 입력한 후 음성합성기능을 통해 내용을 들어보고 길이를 조정할 수 있어서 화면해설 대본 작성을 용이하도록 한다. 또한, 화면해설 대본 텍스트를 합성음성으로 변환하여 화면해설 콘텐츠를 출력한다. 비록 TTS에 의해 합성된 음성이 성우 음성에 비해 우수하지 않지만, 다큐멘터리나 시사/교양 등 정보 전달이 주목적인 프로그램의 화면해설 성우 나레이션을 대체하는 등, 이 기술을 통해 화면해설방송콘텐츠의 양적 확보에도 많은 부분 도움이 되어 만성적인 콘텐츠 부족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그림 5) 참조].

(그림 5)

ETRI 화면해설방송 저작도구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5.jpg

화면해설방송 시청 시, 현행 방송에서는 하나의 오디오만 재생되기 때문에 일반오디오와 화면해설오디오를 선택하여 들어야 한다. 정안인의 경우에는 굳이 화면해설오디오를 들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정안인과 시각장애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TV 시청을 하기에는 많은 불편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차별적인 요소를 해소하고, 정안인과 시각장애인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하여 수신된 오디오를 분리 처리한 후 일반 오디오는 TV로 화면해설오디오는 외부스피커나 스마트폰과 같은 제2의 디바이스를 통해 전달함으로써 비차별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향후 영화상영관에도 적용함으로써 동시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2. 자막방송

자막방송은 방송 음성 및 음향을 TV 화면상에 텍스트의 형태로 보여주는 서비스로 청각장애인의 방송시청을 돕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수신기에서의 켜기/끄기가 가능한 폐쇄형 자막으로 제공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막은 생방송 중에 속기사가 방송내용을 듣고 자막을 입력하여 그 내용이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자막방송의 정확도는 98% 이상, 지연시간 4초 이내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국내 폐쇄자막 표준은 CEA-708D 규격을 기반으로 TTA 단체 표준[18]으로 제정되어 있으나, 미국의 FCC와 같은 강제 규약이 따로 제정되지는 않았고, 자막방송을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한 최소 요구사항 및 한국 실정에 맞는 디코더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서비스되는 지상파 폐쇄자막은 대부분 중앙 하단에 일부 컬러를 이용한 정적인 문자 서비스 형태를 제공되고 있다.

국내 지상파 방송에서는 폐쇄자막이 100%에 가깝게 제공되고 있으나 지상파 및 위성방송을 제외하면, 종편·보도PP 및 SO, PP들은 절반 정도의 의무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9]. 또한, 광고 방송에는 자막이 제공되지 않으며 케이블 방송에서도 인기리에 방영되는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폐쇄자막 서비스가 미진한 상황이다.

자막방송 프로그램의 증가에 따른 비용 상승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BBC, NHK 등에서는 자국어에 대한 음성인식 기술을 자막방송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일부 프로그램에 실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NHK에서는 2000년도 3월 뉴스에 실시간 음성자동인식 자막방송 시범 도입하였으며 라이브 방송을 위한 음성 인식 시스템의 성능을 95~99.9% 정확도로 발전시켰다[19]. 국내의 경우, KBS 방송 기술연구소에서도 차세대 기반기술 연구의 일환으로 음성인식 기술을 자막방송과 연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음성인식 기술을 효율적으로 자막방송에 활용하기 위하여 자막전문 아나운서를 도입하여 재발화(re-speak) 방식으로 제작하며, 후처리 과정을 통해 안정성 높은 자막방송을 제공한다.

한편, 현재의 자막방송 서비스는 몇 가지의 컬러가 포함된 단순 텍스트 자막만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상과의 동기화, 화자 구분, 오픈 자막과의 중첩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한, 인간이 감성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주요 요소인 뉘앙스, 음량의 크기 등을 전달할 수 없으므로 청각 장애인이 방송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따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폐쇄자막에 대한 시각적 표현의 질적 향상과 방송내용의 이해도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캠브리지 대학에서는 Red Green & Blue Co.와 함께 412개의 감성을 정의하고, 이를 24개의 그룹으로 분류한 세계 최초의 감성 백과사전을 출판하였다[20]. 영국의 골든스미스 대학에서는 감성 백과사전의 감성 그룹 분류를 기반으로 감정 표현을 폰트, 색상, 음량에 따른 텍스트 크기 변화 등을 이용하여 감성 자막을 제작하였다. 추가적으로 음성의 톤과 감성을 반영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기법을 함께 사용하여 플래시 무비를 제작하여 청각장애인들의 영상에 대한 이해도 증가를 실험하였다[21]. 이러한 선행 연구들에서는 대사의 느낌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감성 상태를 이미지로 표현, 장르, 폰트, 음량의 크기 등을 조절하여 제공함으로써 감성을 전달하고자 하였다[(그림 6) 참조].

(그림 6)

감성 자막의 예, 영화 ‘Pythons Holy Grail’ [21]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6.jpg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기존 자막이 갖는 단조로운 효과에서 벗어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하는 오픈 캡션과 같은 효과로 사용자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다이나믹 자막 저작도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22]. 이는 MPEG-2 TS(Transport Stream)로부터 자막을 추출하고 자막 제작자가 감성 효과정보를 부여하도록 하며 자막 제작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하여 기존 자막의 재활용 기능 및 방송 오디오 분석을 통한 자막 삽입 구간 정보를 제공한다. 제작된 다이나믹 자막은 XML 기반의 문자열 스타일 자막 규격으로 자유로운 자막 위치 지정, 3차원으로 문자를 자유롭게 표현, 노래방 기능 등의 특수 효과가 가능한 자막 규격인 ASS (Advanced SubStation Alpha) 자막 규격으로 출력된다[(그림 7) 참조]. 또한, 수신단에서 EIA-708 자막과 다이나믹 자막의 선별적 디코딩을 제공하고 스마트폰/테블릿 등 2nd 디바이스 연동을 통한 자막 출력을 제공하도록 STB(SetTop Box)용 다이나믹 자막 소비 시스템을 개발하였다[22].

(그림 7)

ETRI 다이나믹 자막 서비스의 상용 플레이어와의 호환성 검증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7.jpg

이러한 동적인 자막표현에 대한 청각장애인의 사전 수용도 조사결과 (그림 8)을 보면 전반적으로 현재의 폐쇄자막과 비교하여 높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개선된 폐쇄자막에 대해서는 향후 TTA를 통해 장애인방송 자막 서비스의 하나로 표준화를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그림 8)

폐쇄자막과 다이나믹 자막에 대한 청각장애인 수용도 평가 결과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8.jpg

3. 수화방송

수화방송은 청각장애인의 방송시청을 돕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수화를 통해 방송내용을 표현하는 것이다. 수화는 소리가 아닌 손짓을 이용해서 뜻을 전달하는 언어의 일종으로 수화의 의미는 동작을 통해 표현되며 동작마다 손의 모양, 손바닥의 방향, 손의 위치, 손의 움직임, 표정 등 자질의 조합으로 나타난다.

현재 수화방송은 방송 영상에 수화 통역영상이 합성되어 제공되며 방송화면의 특정 영역(주로 우측 하단)에 별도의 화면형태로 표시되고 있다. 화면의 1/16 정도의 작은 크기로 방송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들이 수화통역을 통해 방송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 불만이 많으며 폐쇄자막과 달리 켜기/끄기가 불가능해 일반시청자의 경우에는 일부 화면을 가림으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영국 BBC의 경우 모든 수화통역 방송이 화면의 1/6 이상을 차지하며,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수화통역에 대한 ITC 기준’에서는 시청자가 ‘수화통역사의 팔, 손바닥, 손가락, 어깨, 목, 적절한 표정과 동작’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적절한 크기의 수화통역화면을 제공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23].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한글자막 및 수화통역의 제공 의무만을 규정했을 뿐, 수화통역 제공 방식에 대한 규정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전문 수화통역사에 의존하는 수화통역은 제한된 인력으로 인해 그 서비스가 한정될 수밖에 없으며 재난 재해 시에는 통역사의 실시간적인 투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그래픽 기술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결합한 캐릭터 수화에 대한 기술개발이 시작되고 있다.

NHK에서는 인간 친화적 방송 서비스의 하나로서 TVML(TV Making Language)을 이용한 수화방송 생성 기술에 대해 연구하였으며 2013년 7월부터 캐릭터 수화방송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그림 9) 참조]. 이 연구에서는 단순한 손동작 외에 표정의 변화를 반영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24]. 청각장애인들이 자주 쓰는 표현을 반영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통해 적극적으로 청각장애인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25].

(그림 9)

NHK 캐릭터 수화방송 시스템[24]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9.jpg

한편, KBS 기술연구소 또한 수화방송 시스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폐쇄자막을 이용하여 수화 통역을 생성함으로써 수화방송 서비스 비율을 자막방송 수준까지 높여 모든 TV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수화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릭터PC나 모바일 기기에서 온디맨드(on-demand) 방식으로 최신 일기예보를 수화와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그림 10) 참조] 향후 다른 프로그램 분야로의 확대가 기대된다[26].

아직까지 청각장애인들은 전문통역사에 의한 수화통역을 선호하고 있으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단순한 동작 외에 방송내용에 따른 표정, 몸동작 등을 반영하는 캐릭터 수화의 등장은 한정된 수화방송의 전달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현재의 작은 수화화면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수화화면의 켜기/끄기가 가능하고 캐릭터의 크기를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스마트 수화방송 기술’이 개발 진행 중이며 올해 실험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TV 모니터 한쪽에 표시되는 수화방송 화면에 대해 청각 장애인은 더 커지기를 바라는 등 시청자마다 희망사항이 다른 점 등을 감안해 2014년부터 스마트 수화방송을 위한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올해 3개 방송사에서 실험방송하고, 2016∼2017년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그림 10)

KBS 자막기반 캐릭터 수화방송 서비스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10.jpg

Ⅳ. 장애인방송 표준화 현황

우리나라의 장애인방송 표준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주도로 2011년 9월에 ‘시청각 장애 보조 방송 서비스’ [18]TTA 표준이 제정되었다. 이는 지상파방송, IPTV,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DMB 등 국내 모든 방송매체에서 공통으로 적용하기 위한 기술 표준으로써 시각·청각 장애인의 디지털 TV 시청을 돕기 위한 자막방송, 화면해설 방송, 수화방송 서비스를 위해 전송 및 수신에 요구되는 기술 규격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12년 6월에 TTV 표준으로 제정된 ‘시청각 장애 보조 방송 서비스 수신기 표준 적합성 시험’[27] 은 디지털 TV 방송 환경에서 자막방송, 화면해설 방송 서비스를 지원하는 수신기가 시각·청각 장애 보조 방송 서비스 표준에 따라 적합하게 구현되었는가를 검증하기 위한 시험 절차 관련 표준이다. 이는 자막방송, 화면해설 방송 수신기에 대한 표준 적합성 검증을 위한 시험 환경, 시험 항목, 시험 절차 및 판정 기준을 포함하고 있다.

UHDTV를 비롯하여 차세대TV 전송규격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ATSC 3.0에서는 방송접근권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 및 서비스 관련 내용이 함께 검토되어 새로운 방송 서비스의 등장과 함께 시각·청각장애인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

Ⅴ. 결론

최근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장애인 인구 증가에 따른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여 법·제도적으로 장애인방송이 의무화되고 장애인방송과 관련한 다양한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보다 향상된 장애인방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 가능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적시에 방송표준을 확정함으로써 실질적 소비자라 할 수 있는 시각·청각 장애인들의 보편적 권리인 양질의 방송접근권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하다.

장애인방송 기술은 현재 음성처리 및 CG 기술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방송사업자의 장애인방송 의무 편성 비율에 대한 모니터링 기술과 장애인들이 미디어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UI 기술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용방법이 복잡한 디지털TV 의 보편화로 인해 많은 시각·청각장애인이 장애인방송 시청에 애로를 겪고 있는 점을 주지하여 자막이나 화면해설방송을 쉽게 수신할 수 있는 기능을 법제적으로 의무화하는 것도 요구된다.

시각·청각 장애인에게 기술의 진화에 따른 방송의 변화가 쉽게 넘을 수 없는 또 다른 장벽의 등장이 아니라 정보접근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되어 정보격차의 해소와 사회갈등의 해결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책무의 입장에서 장애인방송 기술이 꾸준히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용어해설

장애인방송 장애인의 방송접근권 보장을 위하여 방송사업자가 제공하는 자막방송·수화방송·화면해설방송 등 시청 편의 서비스

자막방송 방송 음성 및 음향을 TV 화면상에 텍스트의 형태로 보여주는 서비스

수화방송 청각장애인의 방송시청을 돕기 위해 방송 내용을 수화를 제공해주는 서비스

화면해설방송 시각장애인의 시청을 돕기 위해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장면과 관련된 등장인물의 행동, 표정, 위치, 의상 등의 내용을 음성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

약어 정리

SO

System Operator

PP

Program Provider

TTS

Text-To-Speech

TS

Transport Stream

TVML

TV Making Language

ASS

Advanced SubStation Alpha

STB

SetTop Box

[1] 

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13 장애인 통계,” 2013. 12.

[2] 

박민정, “장애인의 ICT 접근성 향상을 위한 ITU의 활동 동향,” 방송통신정책, 제25권 제12호 통권 557호, 2013. 7. 1.

[3] 

박민정, “장애인의 ICT 접근성 향상을 위한 ITU의 활동 동향,” 방송통신정책, 제25권 제12호 통권 557호, 2013. 7. 1.

[4] 

ITU-T, BT.2207-2, “Accessibility to Broadcasting Services for Persons with Disabilities,” Nov. 2012.

[5] 

한국방송학회, “시청각 장애인 등 방송소외계층의 미디어 접근성 제고방안 연구,” 방송통신위원회, 2010. 12.

[6] 

방송통신위원회고시 제2011-53호,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 2011. 12. 26.

[7] 

홍종배, “장애인 방송접근성 표준화 동향,” TTA J.,제 137권, 2011, pp. 52-56.

[8] 

방송통신위원회 블로그, http://blog.daum.net/kcc1335/ 3440

[9] 

방송통신위원회, “2013년도 장애인방송 제공의무 이행실적 평가결과,” 2014. 8.

[10]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http://www.kodaf.kr/m/new/vie w.asp?page=&bbs_id=18170&board_id=5

[11] 

http://www.pd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 no=28792

[12] 

M. Kobayashi et al., “Providing Synthesized Audio Description for Online Videos,” Proc. ASSETS, 2009, pp. 249-250.

[13] 

T. Ito, “Activities to Improve Accessibility to Broadca sting for Visually Impaired People, ” IBM Workshop, 2010. 9.

[14] 

http://www.grassvalley.com/products/swift_adept

[15] 

http://ncam.wgbh.org/webaccess/magpie/

[16] 

http://www.livedescribe.com/

[17] 

I. Jang, C.H Ahn, and Y. J, “Semi-Automatic DVS Authoring Method,”ICCHP, PartⅠ, LNCS., vol. 8547, 2014, pp. 8-12.

[18] 

TTA, “시청각 장애 보조 방송 서비스,” TTAK.KO-07.0093, 2011.

[19] 

http://office.kbs.co.kr/tri/archives/1010

[20] 

http://www.jkp.com/uk/mind-reading.html

[21] 

J. Ohene-Djan, J. Wright, and K. Comcie-Smith, “Emotional Subtitles: A System and Potential Applications for Dear and Impaired People,”CVHI, 2007

{22] 

양승준, 안충현, “청각장애인을 위한 동적인 감성 자막에 관한 연구,” 한국통신학회 추계종합학술발표회, 2014, pp. 85-86.

[23] 

ITC Guidelines on Standards for Sign Language on Digital Terrestrial Television, http://www.ofcom.org. uk/static/archive/itc/itc_publications/codes_guidance/sign_language_dtt/introduction.asp.html

[24] 

http://www.nhk.or.jp/strl/open2014/tenji/tenji14/index _e.html

[25] 

http://cgi2.nhk.or.jp/signlanguage/index.cgi

[26] 

http://office.kbs.co.kr/tri/video-graphics-research

[27] 

TTA, TTAK.KO-07.0105, “시청각 장애 보조 방송 서비스 수신기 표준 적합성 시험,” 2012.

(그림 1)

디지털방송 장애인방송 제공 방식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1.jpg
(그림 2)

화면해설방송 콘텐츠 제작 과정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2.jpg
(그림 3)

IBM Research 화면해설 제공 플랫폼[12]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3.jpg
(그림 4)

NHK 화면해설대본 저작 보조 툴[13]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4.jpg
(그림 5)

ETRI 화면해설방송 저작도구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5.jpg
(그림 6)

감성 자막의 예, 영화 ‘Pythons Holy Grail’ [21]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6.jpg
(그림 7)

ETRI 다이나믹 자막 서비스의 상용 플레이어와의 호환성 검증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7.jpg
(그림 8)

폐쇄자막과 다이나믹 자막에 대한 청각장애인 수용도 평가 결과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8.jpg
(그림 9)

NHK 캐릭터 수화방송 시스템[24]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09.jpg
(그림 10)

KBS 자막기반 캐릭터 수화방송 서비스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f010.jpg
<표 1>

사업자별 장애인방송 편성비율 목표치[6]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t001.jpg
<표 2>

2013년도 장애인방송 편성의무 평가 결과(단위:개사)[9]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t002.jpg
<표 3>

장애인방송수신기 보급률 추이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t003.jpg
<표 4>

방송사업자별 장애인방송 제작비 지원현황

images_1/2015/v30n3/ETRI_J003_2015_v30n3_21_t004.jpg
Sign Up
전자통신동향분석 이메일 전자저널 구독을 원하시는 경우 정확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