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119 긴급신고 대응 지능화 기술 개발 동향

Trends in Development of Intelligent Response Technology for 112 and 119 Emergency Calls

저자
이민정과학치안공공ICT연구센터
박현호과학치안공공ICT연구센터
백명선과학치안공공ICT연구센터
권은정과학치안공공ICT연구센터
변성원과학치안공공ICT연구센터
박영수과학치안공공ICT연구센터
정의석과학치안공공ICT연구센터
박혜숙국방안전융합연구본부
권호
38권 3호 (통권 202)
논문구분
지능형 미래사회 구현을 위한 디지털 융합 기술
페이지
57-65
발행일자
2023.06.01
DOI
10.22648/ETRI.2023.J.3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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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Emergency numbers, such as 112 and 119, are used in many countries to connect people in need with emergency services such as police, fire, and medical assistance. We describe development directions of intelligent response technology for emergency calls. The development of this technology refers to enhancing the efficiency and effectiveness of response systems by using advanced methods such as artificial intelligence, machine learning, and big data analytics. We focus on a system that assists the receptionist of an emergency call. In the future, the recognition rate and decision-making accuracy of intelligent response technologies should be improved considering characteristics of public safety and emergency domain data. Although the current technology remains at the level of assisting a receptionist, a fully autonomous response technology is expected to emerge in the fu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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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사회적 안전 문제와 긴급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 강화의 요구가 증대되면서, 112, 119 긴급신고 접수 및 대응 시스템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으로 이러한 시스템을 운용하는 요원에게 범죄 및 재난 상황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인지와 대응에 대한 부담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시스템의 속도, 정확성 및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어 대응 시스템이 점차 지능화하고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긴급신고 대응 지능화 시스템은 긴급 신고 내용을 텍스트로 자동 전사하고, 신고 내용을 분석하여 상황을 인지하고 관련된 대응 매뉴얼 정보를 즉각적으로 요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요원을 지원한다. 본고에서는 긴급신고 대응 지능화 시스템 개발의 배경 및 필요성, 최신 개발 동향을 기술하고, 앞으로의 개선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특히 긴급신고 접수단계에서 접수요원을 지원하는 대응 지능화 기술 동향을 주로 다루었다.

Ⅱ. 긴급신고 대응 지능화 기술 동향

1. 긴급신고 자동음성인식 기술

2016년부터 우리나라에선 20개 이상이던 신고전화번호를 ‘긴급신고 통합 서비스’를 시행하며, 112, 119, 110 총 3개로 통합하였다[1]. 해당 서비스는 크게 각종 사건·사고 관련 긴급신고를 다루는 112, 119와 각종 민원이나 상담 등의 비긴급신고를 다루는 110으로 구성된다. 긴급신고는 폭력, 밀수, 학대, 미아, 해킹 등의 범죄와 관련된 긴급상황을 위한 112와 화재, 구조, 구급, 전기, 가스 사고 등의 재난과 관련된 긴급상황을 위한 119로 나뉜다.

112신고 접수는 각 지방경찰청의 112종합상황실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사건의 내용을 확인하고, 112시스템에 신고 내용을 입력하는 것을 포함한다. 접수 이후에 112신고는 지령, 현장출동, 현장조치, 종결 등 일련의 과정에 따라 처리된다. 119신고 접수는 119종합상황실에서 담당하며, 119종합상황실은 화재, 재난·재해 그 밖에 구조·구급이 필요한 위급상황에서 접수 외에도 통신관리, 정보의 수집·전파 등의 소방 활동을 수행한다. 접수는 긴급신고 초동 대응에 중요한 첫 단계로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에 미칠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최근 112, 119 긴급신고 접수는 유·무선전화 외에도 문자, 앱(App), 웹(Web) 등 다매체로 가능해졌다. 따라서 음성뿐만 아니라 영상, 문자 등 다양한 형태로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나 여전히 음성신고가 긴급신고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래서 음성신고를 듣고, 정확하고 빠르게 상황을 인지한 후 적절한 대응을 수행하는 능력이 접수요원에게 매우 중요하게 요구된다.

긴급신고 접수 시 정확하고 빠른 상황인지를 위해 법령 ‘112종합상황실 운영 및 신고처리 규칙’ [2]과 ‘119종합상황실 표준 운영’ [3]에 따르면 지리 감각, 언어 능력 및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난 공무원이 선발되어 접수요원으로 배치되며, 자질 향상과 상황처리 능력 배양을 위해 매년 교육·훈련이 시행된다. 그럼에도 신고접수 방식이 날로 진화하고 대응 매뉴얼은 복잡해짐에 따라 접수요원에게 요구되는 역량의 기준은 날로 높아져 부담이 강화되고 있다[4].

더불어 현장 경찰관들의 의견에 따르면 현재는 긴급신고 접수 시 접수요원들이 들은 내용을 직접 타이핑하는데, 신고자의 말을 못 알아들으면 신고자에게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경우가 생기며, 이때 시간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5]. 따라서, 신고접수단계에서 접수요원이 긴급신고에 신속한 대응을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데 음성인식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자동음성인식(ASR: Automatic Speech Recognition)은 사람의 음성신호를 텍스트 형태로 변환시키는 기술로 음성-텍스트 변환(STT: Speech-To-Text)으로도 불린다. 자동음성인식 기술은 최근 인공지능 비서, 인공지능 스피커, 실시간 자막, 내비게이션 등 실생활에서 친숙하게 사용하는 기술로 자리 잡았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과 딥러닝(Deep Learning)의 발전으로 표 1과 같이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앞다투어 해당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Open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로 제공하고 있다.

표 1 한국어 지원 음성인식 기술

이름 지원 언어
ETRI 음성인식[1] 한국어, 영어, 다국어(일본어/중국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베트남어/아랍어/태국어)
Google Cloud Speech-to-Text[2] 한국어 포함 125개가 넘는 언어 및 방언
IBM Watson Speech to Text[7] 한국어 포함 7개 언어
MicroSoft Azure STT[6] 한국어 포함 130여 개의 언어 및 방언
Amazon Transcribe[8] 한국어 포함 32개 언어
Naver Cloud Platform CLOVA Speech Recognition(CSR)[3]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간체)
KT GiGA Genie 음성 인식[4] 한국어
Kakao i cloud Speech to Text[5] 한국어

이러한 환경 덕분에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도 쉽게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응용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 한국어 음성인식이라 하더라도 문화, 경제, 부동산, 의료, 국방 등 활용하는 분야에 따라 Open API의 인식 정확도는 편차를 보인다[6]. 따라서 특정 도메인에 특화된 음성인식 기술이 필요하다면 기존에 개발된 Open API 음성인식 기술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긴급신고 대응 지능화를 위해 112, 119 분야에 특화되어 정확한 인식률을 보이는 음성인식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미국 노동통계국(BLS: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로 퇴직률이 급격히 상승하여, 2022년 3월 기준으로 퇴직자 수가 450만 명에 달했다[7]. 그 여파로 캘리포니아, 오리건, 텍사스주 등의 정부콜센터는 구인난을 겪고 있으며, 911센터는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 대응 실수와 대응 시간 지연이라는 문제가 야기될 정도로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했다[8].

텍사스주 오스틴의 경찰국(APD: Austin Police Department)은 2019년 말부터 인력난을 겪기 시작해 코로나19로 인해 그 상황이 더 악화되었다. 비긴급 전화는 311에서 따로 관리하는데도 2022년 2월에는 13,000건 이상이 콜백 대기열에서 대기해야 하는 문제를 겪었다. 일부 콜센터는 인공지능이 ‘가상 경찰관(Virtual Officer)’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책으로 보고 있다. 오스틴에서는 영어 이외의 언어(베트남어, 중국어 및 힌디어)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에 APD가 개발하고 있는 기술에는 다양한 언어의 자동 전사 및 번역의 기술이 요구된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캘리포니아주 산호세는 실제 인공지능을 비긴급전화(311)의 응답에 사용하여 전화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에 대한 불만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국외 음성인식 기술이 포함된 구급 대응 지원 시스템의 예로는 Corti의 OHCA(Out-of-Hospital Cardiac Arrests) 시스템이 있다. Corti는 응급 의료 서비스용 AI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이 시스템의 음성 인식 모델은 덴마크의 약 100시간의 음성데이터를 사용해 개발되어, 이후 긴급 신호 데이터와 심정지 존재 여부가 적힌 메타데이터를 사용해 적응 학습하는 방식으로 구축되었다[9].

국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주관으로 연구 개발 중인 “119신고 빅데이터 기반 지능형 재난 상황 인지 및 대응지원 시스템 개발” 과제에는 2022년 119 신고자의 음성을 듣고 실시간으로 상황요원에게 문자로 변환해 표출해주는 정확도가 86.4% 음성 인식 기술이 포함되어 있고, 해당 과제는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대상’을 수상하였다[10]. 전북, 경남소방본부 등 80% 이상의 정확도로 사투리도 인식하는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되어 119 신고접수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11,12].

긴급신고 음성인식 기술은 대국민을 위한 기술인만큼 성별, 지역 방언, 연령 등에 편향되지 않는 성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 따라 큰 성능 향상이 이루어졌음에도 음성인식 기술은 여전히 화자가 달라짐에 따라 달라지는 음성 특성에 민감하다는 문제가 있다[13]. 따라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편향되지 않는 데이터의 확보와 기술적 발전이 음성인식 성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긴급신고 음성은 재난 혹은 범죄 상황에서 신고자가 전화한 경우라면 특정 잡음이 클 수 있고, 잡음은 음성인식의 성능을 열화시킨다[14]. 또한, 긴급신고 상황은 신고자가 감정 흥분 상태이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발화가 포함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15]. 그리고, 신고자와 접수자가 사용하는 용어가 일상적인 용어와 다르다는 특징을 지니고, 심지어 같은 상황이나 증상도 신고자에 따라 다르게 표현한다는 특징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긴급신고의 특징들이 음성인식 기술 개선에 고려된다면 향상된 인식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긴급신고 음성인식 기술에서 세부적으로 보면 화자 분리(Speaker Separation)와 화자 분할(Speaker Diarization) 기술도 중요하다. 화자 분리와 화자 분할의 차이는 그림 1에 도식화되어 있다. 화자 분리는 겹치는 음성을 분리하는 기술이고, 화자 분할은 대화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딥러닝 기술 덕분에 음성의 인식률이 인간의 인식률만큼으로 발전되었지만, 단일 화자 대화의 음성의 경우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16]. 다중 화자의 대화는 동시에 말을 해서 겹치는 상황의 발생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화자 분리 기술이 음성인식 기술의 인식률을 높일 수 있다. 또한, 화자 분할은 화자가 다름을 인식하는 기술로 신고자(발신자)와 접수자(수신자)에 대한 구분을 제공할 수 있어 긴급신고 음성인식 기술에 필수적이다.

그림 1

화자 분리와 화자 분할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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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9 도메인에 특화된 음성인식 기술은 긴급 신고 대응 지원 이외에 신고처리 전(全)단계에 활용되어 신고처리 업무 수행자의 업무 부담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가지 예가 ‘AI 음성인식 기반 성폭력 피해 조서 작성 시스템’이다[17]. 해당 기술은 수사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음성 진술을 자동으로 텍스트로 변환한다. 이는 조사관들의 업무 부담 감소뿐만 아니라 피해 진술 부담 최소화에도 도움을 준다[18]. 이는 경찰서와 시·도 경찰청 여성·청소년 수사대, 해바라기센터 등에 도입되었다. 이외에도 환자 이송 단계의 구급차 내부 등 현장 대응 단계에서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된다면, 이를 환자 이송 병원에 전송하여 환자에게 반복된 질문을 하는 등의 비효율적 단계를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은 최근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 긴급도를 높여 대응하려는 추세이다[19]. 따라서, 구분된 신고자의 음성을 사용한 연령과 성별 자동 분류 기술 또한 대응 지원 지능화 기술의 한 축으로 사용된다면 접수자의 업무 부담 경감 및 대응 속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 대응 지능화 의사결정 시스템 기술

소방청은 2019년 7월 5대 추진전략과 21개 추진 과제가 담긴 ‘119구급서비스 미래비전 2030’ [20]을, 경찰청은 5대 전략방향과 72개 실행과제가 담긴 2022년 9월 ‘경찰 미래비전 2050’ [21]을 제시했다. 4차 산업혁명에 수반되는 다양한 기술 발전과 국민의 요구에 맞추어 오늘날 소방청과 경찰청은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래비전의 세부 과제 중에는 빅데이터, 머신러닝 및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구축을 수반하고 있다. 본고에서 다루는 대응 지능화를 위한 의사결정 시스템들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긴급신고 대응 지능화를 위한 의사결정 시스템은 신고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인공지능 기술로 재난 및 범죄 상황을 인식하고 접수자에게 적절한 대응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들을 총칭한다.

신속한 상황인지와 적절한 대응 매뉴얼 확보 및 숙지는 재난 및 범죄의 초동 대응에 필수적이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핼러윈 사건은 늦은 상황 인지, 대응 매뉴얼 미이행 등 대표적인 경찰의 대응 실패 사례이다[22]. 초동 대응의 신속성과 적절성에 따라 재난의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으나, 현재 긴급신고 대응 시스템은 접수자의 직관과 역량 등에 따라 대응 속도·방법 등에 편차가 클 수 있다. 신고 접수 방식과 대응 매뉴얼이 날로 복잡해지면서 각 접수 요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수행하는 등의 방법으로는 해당 문제의 개선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대응 지능화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의사결정에 대해서 지원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대응 지능화 시스템은 접수자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여 대응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긴급신고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의 한 예로 상황의 긴급성 판단이 있다. 경찰은 제한된 경찰력으로 모든 신고 전화에 신속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신고별로 긴급 코드를 부여하고 차별적 대응을 수행한다[23]. 이를 위해 미국에서는 1980년대에 처음으로 ‘차별적 경찰대응(DPR: Differential Police Response)’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으며, 2008년부터는 ‘우선적 경찰배치 시스템(PPDS: Police Priority Dispatch System)’을 시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신고사건을 6단계(가장 낮은 우선순위 OMEGA부터, ALPHA, BRAVO, CHARLIE, DELTA 그리고 가장 높은 우선순위의 ECHO)로 분류하고, 단계에 따라 출동시간과 경찰 동원 규모에 차등을 둔다[24]. 한국에서는 2015년부터 신고를 코드0부터 코드4까지 5단계로 분류하여 처리하고 있다(표 2 참고). 코드0과 1은 최단시간 출동을 목표로 하며, 코드2는 긴급 신고에 지장 없는 범위 내에, 코드3은 당일 근무시간에 출동, 코드4는 타 기관에 인계하여 대응하는 등으로 차별적 대응을 수행하고 있다.

표 2 한국 경찰청 신고 긴급 코드 분류 체계

코드 코드분류기준
0 코드1 중 강력범죄 현행범인, 이동성 범죄 등 실시간 전파가 필요한 경우
1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이 임박하거나 진행 중 또는 직후인 경우
2 생명·신체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있거나 범죄예방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3 즉각적인 현장조치는 불필요하나 수사, 전문상담 등이 필요한 경우
4 긴급성이 없는 생활민원·상담 신고
[i]

출처 Reproduced with permission from [23].

119 긴급신고와 관련해서도 긴급도 판단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응급의료서비스(EMS: Emergency Medical Service)’에서는 심정지, 극심한 호흡 곤란 및 급성 심장 마비 등과 같은 몇 가지 특정 유형에 대해서 긴급도를 높여 신속히 대응하면 유의한 결과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24]. 이러한 긴급도 판단을 위해 접수요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것보다 기계학습 및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객관적 판단 및 대응을 수행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다른 긴급신고 대응을 위한 의사결정은 신고 내용을 기반으로 사건 및 재난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할 때 마약, 정신질환, 데이트폭력 등 예상되는 범죄 유형에 따라 다른 질문 매뉴얼을 사용하여 대응한다. 마찬가지로 소방에서도 큰 유형으로는 구급, 구조, 화재, 또 각 유형에서도 세부적으로 유형을 나누어 이에 맞추어 출동부대를 편성하고 출동 지령을 내리게 된다[25]. 그러나, 범죄 및 재난의 유형이 세분화되거나 혹은 매뉴얼의 추가 및 변경이 이루어지면, 매번 이를 접수요원에게 교육하더라도 효과적으로 매뉴얼을 접수단계에서 활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한, 실제 긴급상황에서는 인간이 생리적, 환경적 압력 또는 감정 등으로 인해 합리적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반해 기계는 인간보다 더욱 빠르게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 및 이해하고 감정과 분리된 상황에서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기계학습 및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긴급성과 유형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이를 접수 및 현장 요원에게 제공하려는 시도가 진행 중이다.

접수단계에서 긴급성 자동 판단 및 유형 자동 분류를 위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선 접수 시에 확보되는 사건 및 재난의 정보를 담은 데이터와 긴급성 및 유형을 매핑한 학습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모델의 입력데이터로 신고 내용 텍스트 말뭉치가 사용된다. 따라서 신고 내용 텍스트 말뭉치에 적용되는 자연어 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ing) 기술이 정확도에 핵심이 될 수 있다.

자연어 처리란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 생성, 조작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기술을 말한다. 마켓앤마켓이 발표한 ‘2026년까지 전 세계 자연어 처리 시장 전망(Natural Language Processing Marker-Global Forecast to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연평균 20.3% 성장해, 2026년 시장 규모가 약 351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라고 한다. 자연어 처리 기술이 주목을 받으면서, 긴급신고 텍스트 데이터에도 자연어 처리를 수행하여 모델링을 위한 전처리뿐만 아니라 인사이트 도출 및 대응 매뉴얼 개발 등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26,27]. 빈도 및 확률 기반으로 치안, 구급, 구조 도메인 빅데이터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를 선별하여 사전으로 만들려는 시도와 모델링에 관계없는 불용어(Stopwords)를 정의하려는 시도가 한 예가 될 수 있다.

국내의 대응 지능화 개발 동향으로는 ‘112 긴급출동 의사결정 지원 시스템 개발’이 있다. 해당 시스템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긴급신고의 긴급성(코드0~4)과 사건 유형을 추론하는 기술을 그림 2와 같이 설계하였다[28]. 해당 기술에서는 개인정보가 제거된 긴급신고 내용(텍스트)에서 형태소 분석을 통해 명사와 동사만을 추출하고, 이 중에서 TF-IDF(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가 높은 특징 단어를 추출하여 신고 내용을 요약한다. 이렇게 요약된 신고 내용은 순환신경망 레이어를 사용한 분류모델에 입력되어 긴급성과 사건 유형이 추론된다. 이러한 방식은 주관적 판단으로 야기되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림 2

사건유형 및 긴급성 추론기 구성 예시

출처 Reproduced with permission from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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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형 응급상황 관제시스템의 모색 및 개발 연구’ 과제에서는 신고 접수를 DNN-HMM(Deep Neural Network-Hidden Markov Model) 형태로 구성한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하여 전사하고 응급/비응급 판단을 수행하는 응급출동 시스템을 설계하여 응급 범주는 95.8%, 비응급은 90%의 정확도로 검출하였다[15]. 응급/비응급 검출 시스템은 응급출동 시나리오에 사용되어 수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에 힘입어 2021년 우리나라 경찰은 112 신고유형(강간, 절도, 살인 등 56종) 및 긴급 코드 5종을 자동 분류하는 ‘범죄 위험 대응 AI 시스템(가칭)’을 개발하여 시범운영에 돌입하였다[29].

119 긴급신고를 위한 ‘지능형 119 신고 접수시스템’도 개발 중에 있다[30]. 해당 기술은 대화 음성인식을 포함하여 접수자를 위한 상황별 질문 추천, 재난 분류 및 자동 대응 정보 제공 기능 등을 포함한다. 해당 기술로 재난 대응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신고접수 처리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개발 및 적용되는 혹은 예정인 대응 지능화 시스템들의 대다수가 요원이 긴급신고에 대응할 때 도움을 주는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자율주행 기술과 같이 대응 지능화 기술의 단계를 구분하여 보조 기능의 수행을 시작으로 향후에는 부분 자동화, 조건부 자율 대응, 완전 자율 대응의 순서로 발전되길 기대해 볼 수 있다.

실례로 경찰은 비긴급 민원상담 182를 위한 자동 민원 대응을 위해 ‘경찰청 대화형 치안 지식서비스 폴봇 연구개발 사업’에서 음성인식, 대화이해, 대화관리, 응답생성,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한 AI 챗봇을 개발 중에 있다. 현재 기술은 비긴급에 대한 대응에 한정되어 있지만, 추후 긴급신고 호 폭주 상황에서 조건부 자율 대응을 수행하는 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 다른 긴급신고 대응 지능화 추세는 낮은 접근성의 지역이라면 대응이 늦어지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화상 및 라이브 스트리밍과 같은 고급 통신 기술을 사용하여 응급 구조원 등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것이다[31]. 또한 경찰, 소방, 의료 등 다양한 비상 대응 시스템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추세이다[32]. 이를 통해 비상 대응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서로 다른 재난 대응 서비스 간의 커뮤니케이션 및 조정을 개선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112 및 119 긴급신고에 대한 지능형 대응 기술 개발은 시스템의 속도, 정확성 및 효율성을 개선하여 궁극적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비상사태가 개인과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Ⅲ. 결론

최근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이 적용되어 긴급신고 대응 시스템이 지능화되고 있다. 이는 대응 속도와 효율성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긴급신고 접수 요원의 업무 부담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본고에서는 주로 긴급신고 자동음성인식 기술과 전사된 신고 내용을 기반으로 긴급성, 유형의 자동 분류 기술에 대한 동향을 서술하였다. 현재의 개발 수준은 요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수준의 개발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사회 안전 문제와 긴급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 강화에 관한 관심이 날로 증대하는 만큼 향후에는 긴급신고에 자율 대응을 수행하는 수준을 목표로 꾸준한 기술의 발전이 필요하다.

용어해설

긴급신고 공공의 안전을 유지하거나 긴급한 구조 작업을 수행하는 대응 기관에 일정한 사실을 진술 보고함

긴급신고 대응 지능화 신고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인공지능 등의 최신 기술로 재난 및 범죄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접수자에게 적절한 대응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

약어 정리

API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ASR

Automatic Speech Recognition

DPR

Differential Police Response

EMS

Emergency Medical Service

NLP

Natural Language Porcessing

STT

Speech-To-Text

TF-IDF

Term Frequency-Inverse Document Frequency

참고문헌

[4] 

연합뉴스, "‘말 없어도 안다’…기지 발휘하는 경찰의 ‘불완전 신고’ 대응," 2022. 10. 9.

[5] 

서울신문, "‘AI가 112 신고 받는다면…’ 현장 경찰 제안, 현실화된다," 2019. 9. 6.

[6] 

유현재 외 "클라우드 기반의 음성인식 오픈 API의 응용 분야별 한국어 연속음성인식 정확도 비교 분석," 한국통신학회논문지, 제45권 제10호, 2020, pp. 1793-1803.

[7] 

시사주간, "미국 노동시장 3월 퇴직자 450만명으로 침체," 2022. 5.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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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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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화자 분리와 화자 분할 차이

images_1/2023/v38n3/HJTODO_2023_v38n3_57f1.jpg
그림 2

사건유형 및 긴급성 추론기 구성 예시

출처 Reproduced with permission from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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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한국어 지원 음성인식 기술

이름 지원 언어
ETRI 음성인식[1] 한국어, 영어, 다국어(일본어/중국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러시아어/베트남어/아랍어/태국어)
Google Cloud Speech-to-Text[2] 한국어 포함 125개가 넘는 언어 및 방언
IBM Watson Speech to Text[7] 한국어 포함 7개 언어
MicroSoft Azure STT[6] 한국어 포함 130여 개의 언어 및 방언
Amazon Transcribe[8] 한국어 포함 32개 언어
Naver Cloud Platform CLOVA Speech Recognition(CSR)[3]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간체)
KT GiGA Genie 음성 인식[4] 한국어
Kakao i cloud Speech to Text[5] 한국어

표 2 한국 경찰청 신고 긴급 코드 분류 체계

코드 코드분류기준
0 코드1 중 강력범죄 현행범인, 이동성 범죄 등 실시간 전파가 필요한 경우
1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이 임박하거나 진행 중 또는 직후인 경우
2 생명·신체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있거나 범죄예방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
3 즉각적인 현장조치는 불필요하나 수사, 전문상담 등이 필요한 경우
4 긴급성이 없는 생활민원·상담 신고

출처 Reproduced with permission from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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