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시각 능력 향상 기술 동향 및 발전 전망
Human Visual Ability Enhancement Technology Trends and Development Prospects
- 저자
-
정치윤감각확장연구실
김무섭감각확장연구실
윤성률탠저블인터페이스창의연구실
문경덕감각확장연구실
신형철휴먼증강연구실
- 권호
- 39권 4호 (통권 209)
- 논문구분
- 지능형 미래사회를 위한 디지털 융합기술 전망
- 페이지
- 63-72
- 발행일자
- 2024.08.01
- DOI
- 10.22648/ETRI.2024.J.390407
- 초록
- Vision is a process in which the brain and eyes collaborate to enable sight by analyzing light reflected from objects. Vision is also the most crucial among the five basic human senses for recognizing environments. The eyes contain 70% of the sensory receptors in the body, and 90% of the information processed by the brain is visual. Currently, approximately 2.2 billion people worldwide have vision impairments. A recent study estimated that the global economic productivity losses due to vision impairment and blindness amount to approximately $410 billion. Additionally, as people age, their ability to control their vision declines, leading to presbyopia, which typically starts in their 40s. Since people heavily rely on vision in their daily lives, vision problems can significantly reduce the quality of life. Approaches to solving vision problems can be broadly categorized into visual prostheses requiring surgery, sensory substitution based on neuroplasticity, and smart glasses for presbyopia. We present the trends and future development prospects for three key areas of research: visual prostheses, visual substitution technologies, and smart glasses technologies. These areas are being explored with the aim of addressing visual impairments and blin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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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사람은 눈, 귀, 코 등 감각기관을 통하여 외부자극을 지각하여 인지함으로써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 중 눈을 통해 빛의 자극을 받아들이는 시각은 주변 환경정보를 수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신체에 존재하는 감각 수용체의 70% 이상이 눈에 존재하고 있으며[1], 뇌로 전달되는 90% 이상의 정보가 시각을 통해서 전달되는 정보이다[2].
현재 전 세계 약 22억 명이 근시 또는 원시로 인한 시각장애가 있고,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 비용은 연간 약 4,1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3]. 국내의 경우 2022년 기준 시각장애인의 수는 약 25만 명으로, 전체 등록장애인의 9.5%이며 지체장애, 청각장애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좋은 눈의 시력이 0.06 이하인 경우를 심한 시력장애로 판단하며, 좋은 눈의 시력이 0.2 이하 또는 나쁜 눈의 시력이 0.02 이하인 경우를 심하지 않은 장애로 판단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등록된 시각장애인 중 심한 장애 비율이 약 18.5%를 차지하고, 심하지 않은 장애 비율은 81.5%였다[4].
사람은 그림 1[5]과 같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시력조절 능력이 저하되며, 40대가 되면 노안(Presbyopia)이 발생한다. 노안은 수정체의 탄력성 저하와 수정체 비대로 굴절각 조절 능력이 떨어져서 발생하며, 근거리에 초점을 맞출 수 없어 근거리에 있는 물체들이 흐릿하게 보이는 시력장애가 발생한다. 최근 스마트 폰을 통한 멀티미디어 노출 빈도가 증가하면서 노안의 발생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시각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시각장애는 일상생활의 제한과 자립 수준의 저하를 유발하여 삶의 질을 낮추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는 시각장애가 발생했을 때 이전보다 더 높은 만성 대사질환과 낙상 관련 부상 발생 비율이 관찰되었다[6]. 따라서 시각장애를 해소 또는 완화할 수 있는 시각 능력 향상 기술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시각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시각 능력 향상 기술로는 잔존시력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시각을 회복할 수 있는 기기를 수술적 방법을 통해 이식하는 인공 시각(Visual Prosthesis) 기술,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에 기반하여 시각 정보를 다른 감각으로 대체하여 전달함으로써 지각하게 하는 시각대체 기술, 저하된 시력조절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지능형 시력 교정 기술 등이 연구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시각장애를 해결하기 위해서 연구되고 있는 인공 시각 기술, 시각대체 기술, 지능형 시력 교정 기술에 관한 기술 동향 및 앞으로의 발전 전망을 소개하고자 한다.
Ⅱ. 인공 시각 기술 동향
인공 시각은 시각 자극을 감지하는 눈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적인 대체물을 통해 시각 기능을 회복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인공 시각 기술은 시각 자극을 감지하는 장치, 감지된 시각 자극을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 전기적 신호를 기반으로 시각 정보를 전달하는 망막, 시신경 등을 자극하는 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인공 시각 기술은 변환된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자극 위치에 따라서 망막상 장치(Epiretinal Devices), 망막하 장치(Subretinal Devices), 맥락막상 장치(Suprachoroidal Devices), 대뇌피질 장치(Cortical Devices) 등으로 구분되며[7], 시각 정보 처리 경로 및 자극 위치는 그림 2와 같다[8].
망막상 장치는 카메라를 통해서 수집된 시각 정보를 전기자극 신호로 변환한 다음, 손상되지 않은 망막 신경에 연결된 전극을 통해 전기자극 신호를 전달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경우 시각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기존 신경절 세포(Ganglion Cell)를 활용할 수 있으며, 수술의 위험도가 낮아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다.
대표적인 장치로 이스라엘의 Nano Retina사에서 만든 NanoRetina 600(NR600)이 있다[9]. NR600은 사용자가 착용하는 안경 형태의 기기와 망막에 이식되는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망막에 이식된 장치는 시각 자극을 수집하는 센서와 시각 자극을 전기 자극으로 변환하는 프로세서 및 676개의 3차원 바늘 형태의 전극 어레이 등으로 구성되며, 사용자가 착용한 안경에서 생성하는 적외선을 통해 전원을 공급받는다. NR600의 경우 3차원 바늘 형태의 전극을 통해 신경세포에 근접하여 국소적으로 자극을 전달할 수 있어 전극 집적도를 향상할 수 있다. 또한, 눈 외부로 연결되는 부분이 없어 이식 수술이 간단하며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망막하 장치는 망막상 장치와 달리 광수용체(Photoreceptors)가 존재하는 망막 뒤에 이식되며, 망막상 장치에 비해 수술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하지만 망막하 장치의 경우 무축삭세포(Amacrine Cells), 수평세포(Horizontal Cells), 쌍극세포(Bipolar Cells) 등으로 구성된 손상되지 않은 내측 시각 정보 처리 경로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Iridium medical사의 HARP4K는 원형 형태로 고시력을 제공할 수 있는 최초의 망막하 장치이다[10]. HARP4K는 기존 장치들이 소수의 전극을 사용하여 최대 60픽셀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 반하여, 4,000개의 유효 픽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사용자는 사람의 얼굴과 물체를 인식할 수 있으며, 14포인트 크기로 인쇄된 책도 읽을 수 있다.
맥락막상 장치는 공막(Sclera)과 맥락막(Choroid) 사이에 이식되어 다른 방법들에 비해 비침습적이며, 전극 이식 후 망막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망막의 신경세포들과 전극의 거리가 멀기 때문에 신경세포를 자극하기 위해서 높은 전류가 필요하며, 시각 정보의 해상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Bionic Vision Australia사의 Generation 2가 대표적인 맥락막상 장치로써 44개의 전극으로 구성된 이식 장치와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시각 정보를 전기 자극으로 변환하여 이식 장치로 전달하는 외부 기기로 구성된다. 최근 연구 결과[11]에서는 장치가 처음 동작해서 56주가 지나도 98%의 전극들이 제대로 동작하여 일상생활에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대뇌피질 장치는 손상된 눈의 시각처리 경로를 활용하지 않고 뇌의 후두엽(Occipital Lobe)에 있는 시각 피질(Visual Cortex)을 직접 자극함으로써 시각 정보를 지각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대뇌피질을 자극하여 시각 정보를 직접 전달함으로써 시각 정보처리 경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대뇌피질 장치는 Cortigent사의 ORION이다. ORION은 망막상 자극 장치인 Argus II를 개발한 Second Sight사에서 개발하였으며, 2022년 회사의 인수‧합병으로 인하여 Cortigent사로 이관되었다. ORION은 카메라가 장착된 착용형 장치와 후두엽에 이식되는 장치로 구성되며, 착용형 장치는 영상정보를 수집하여 무선으로 이식 장치에 전달하고 내부 이식 장치는 60개의 전극을 활용하여 대뇌피질을 자극함으로써 영상정보를 전달한다. 2022년까지 진행된 5년간의 타당성 연구 결과, 6명의 실험자 중 3명이 여전히 사용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ORION II에 관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인공 시각 기술은 시각 정보 전달 경로의 다양한 위치에서 침습형 전극 기반 전기자극을 통해 시각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따라서 침습형 전극의 밀집도를 향상해 정보 전달량을 증가시키고,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장치의 사용 시간을 증가시키는 방안에 관한 연구들이 향후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Ⅲ. 시각대체 기술 동향
시각대체 기술은 시각장애인이나 저시력자가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도록 시각 정보를 다른 감각으로 변환하여 전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뇌는 새로운 정보를 학습하거나 신체적 손상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이러한 능력은 신경가소성에 기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 정보는 색상, 물체의 표면 질감이나 패턴, 형태와 윤곽, 밝기와 명암 등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포함한다. 또한, 시각 정보는 배경과 물체 사이의 거리와 방향 및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공간정보 등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포함한다. 시각 정보를 다른 감각 신호로 전달하는 기술로는 음성 출력이나 음향 신호로 전달하는 기술과 사용자의 피부에 직접적인 촉각 자극을 통해 전달하는 기술이 있다.
시각 정보를 청각이나 촉각을 통해 전달하는 시각대체 기술의 개념적 연구는 비교적 이른 시점인 1964년 바흐이리타 교수에 의해 시작되었으나, 여전히 실험실 수준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연구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최근 시각대체 연구는 다양한 시각 정보 중 사용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선별하여 전달하는 방법 및 시각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감각 신호 조합 방법 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시각 정보를 청각으로 변환해 전달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의 피터 메이어르 박사가 제안한 ‘vOICe’ 알고리즘이다[12]. vOICe는 이미지를 N × N 픽셀로 구분한 후 이미지의 컬럼에서 픽셀 밝기를 소리의 높낮이로, 이미지의 가로 위치를 소리의 시간 축으로 변환하여 시각 정보를 청각 신호로 재해석한다. vOICe의 시각청각 변환 과정은 그림 3[13]과 같으며, 이러한 변환을 통해 이미지의 컬럼 단위로 순차적으로 청각 신호를 전달하여 시각 기능을 상실한 사용자가 소리를 통해 시각 정보를 인지할 수 있게 하였다.
시각 정보를 촉각으로 변환해 전달하는 방법으로는 미국 Wicab사에서 개발한 BrainPort가 있다[14]. BrainPort는 시각 정보를 촉각적 신호로 변환하는 휴대용 장치로, TDU(Tongue Display Unit)라 불리는 전극 어레이로 구성된 전기자극 장치를 통해 사람의 혀를 자극하여 시각 정보를 전달한다. 먼저, 카메라가 캡처한 이미지를 저해상도 흑백 이미지로 변환하고, 이미지 픽셀의 밝기에 따라 전기자극을 생성한다. 이때, 밝은 픽셀은 강한 전기 펄스로, 어두운 픽셀은 아무 펄스 없이, 회색 픽셀은 강도에 따라 적절한 펄스를 발생시킨다. 생성된 전기 펄스는 0~60볼트 범위의 단상 파동으로 전환되어 최대 400개의 전극을 포함하는 TDU를 통해 전달된다. BrainPort는 Wicab사에 의해 상용화되었으며, 2015년 FDA 승인을 받아 신경가소성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
시각 정보를 청각 신호로 변환하여 전달해 주는 vOICe 기술은 원본의 컬러 이미지를 그레이스케일 이미지로 변환하여 처리하는 과정에서, 원본 이미지의 색상 정보가 손실된다. 영상에서 색상 정보는 객체를 식별하고 분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하고, 정보를 시각화하는 특징 정보이다. 따라서 색상 정보가 누락되면 전달하려는 이미지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의 Amedi 교수는 시각 정보 중 중요 정보인 색상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기존 vOICe 기술을 개선하여 시각 정보를 음악적 요소로 변환하여 전달하는 그림 4[15]와 같은 EyeMusic[16] 방법을 개발하였다. EyeMusic은 vOICe에서 사용되는 소리 매핑 방식에 5음계를 적용함으로써 사용자가 소리를 더욱 쉽게 구분하고 인식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EyeMusic은 영상의 색상 정보를 6가지 주요 색상으로 분류하고, 각 색상을 다른 악기의 소리로 표현하여 사용자가 색상을 구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사용자의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시각 정보를 음악적으로 경험하게 함으로써 사용자가 좀 더 편안하고 즐겁게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시각대체 기술에서 색상 정보와 함께 거리 정보는 시각장애인이 주변 환경을 효과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색상 정보는 사물을 구분하고 분류하는 데 중요하며, 교통 신호등 같은 안전 신호를 제공하여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하다. 거리 정보는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고, 안전한 이동을 위한 경로를 계획하는 데 중요한 정보이다. 따라서 색상 정보와 거리 정보의 복합적인 전달을 통해 시각장애인은 더 자율적으로 환경을 탐색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다. 스위스 제네바대학에서 개발된 SeeColOr 시스템[17]은 시각장애인이 시각 정보를 청각 및 촉각을 통해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사용자가 다감각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게 하여 인지 부하를 줄이고 인식률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SeeColOr 시스템은 7개의 악기(오보에, 비올라, 바이올린, 플루트, 트럼펫, 피아노, 색소폰)를 사용하여 색상을 특정 악기의 음높이 또는 패턴으로 변환하고, 객체와의 거리는 음의 강도나 진동의 강도로 변환하여 공간적 위치와 깊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지원하기 위한 시각대체 기술의 사용자 테스트는 예측할 수 없는 환경 요소로 인해 일관된 테스트 조건을 유지하기 어렵고, 시각장애인 실험자에게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 있는 안전 문제를 포함하며, 위치 변경이나 조건 조정과 같은 요소로 인해 상당한 시간, 인력 그리고 재정적 자원을 필요로 하는 등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테스트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감소시키며, 실제 환경에서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의 정확성을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안으로 영국 바스대학에서는 기존 시각대체 알고리즘인 vOICe와 BrainPort를 사용하여 가상환경에서 시각장애인의 내비게이션에 필요한 공간정보를 다중감각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파일럿 연구[18]를 진행하였다. 사용자 실험은 그림 5와 같은 환경에서 모션 트래킹 헬멧과 두 개의 시각대체 장치를 사용해서 전달되는 감각 정보를 학습하는 경우, 하나의 장치만 사용할 때보다 더 높은 감각 및 인지적 부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검증하였다.
일반적으로 시각대체 기술의 기능이나 성능 검증을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행동실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험의 경우, 주어진 정보를 받아들이는 감각적 민감도나 실험 환경에 대한 개인차에 영향을 받는다. 또한, 시각대체 기술은 대체할 시각 데이터, 데이터 변환을 위한 매핑 알고리즘, 동작 주파수 범위 등 다양한 측면에서도 개인차에 의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기존 방식은 실험 참가자의 주관적인 반응으로부터 알고리즘의 객관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 많은 수의 실험 참가자가 필요하며, 실험 또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잘 통제된 조건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ETRI에서는 감각대체 기술에 딥러닝 방법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이를 위해 시각 정보를 청각으로 대체하여 전달하는 대표적인 방법인 vOICe 알고리즘에 대하여 사용자의 청각 민감도를 분석하는 생성형 모델[19]을 그림 6과 같이 제안하고, 분석된 청각 민감도를 반영한 방법이 기존 방법보다 정보 전달량이 향상됨을 사용자 실험으로 검증하였다. 또한, vOICe 알고리즘의 소리 변환에 사용하는 주파수 매핑에 청각의 비선형적 응답 특성을 반영한 Mel-scale 기반의 새로운 시각 정보 매핑 방법을 생성형 모델을 활용하여 성능을 검증하는 방법[13]을 제안하고 실제 사용자 실험에서 시각 정보 인식률의 평균 증가율이 향상됨을 확인하였다.
본 절에서 기술한 시각대체 기술에 대한 대표적인 방법에 대한 기술적 특징은 표 1에 정리하였다. 표 1을 살펴보면 현재 시각대체 기술은 단일 감각을 사용하여 형태, 위치, 거리 등 제한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주로 연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각대체 기술이 활용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 전달이 필요하므로, 앞으로는 다중감각 융합을 통해 정보 전달량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Ⅳ. 지능형 시력 교정 기술 동향
사람의 시력조절 능력이 저하되면 고정 초점 렌즈를 사용하여 시력을 교정할 수 있지만, 이렇게 교정된 시력으로는 특정 범위 내의 사물만 정확히 식별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눈의 좌우 초점거리를 다르게 교정하는 모노비전(Monovision), 렌즈의 영역에 따라서 초점거리가 다르게 설정된 누진 렌즈(Progressive Lens) 등이 있다. 하지만 모노비전은 입체감이 떨어지며, 누진 렌즈는 사용하기 불편하고 주기적인 렌즈 교체가 필요한 단점이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사용자의 시선 의도를 기반으로 초점 가변 렌즈를 제어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영역에 초점을 자동으로 조절함으로써 항상 일정한 시력을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시력 교정 기술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에서는 시선 추적기(Eye Tracker)와 깊이 감지 카메라(Depth Camera) 및 초점 가변 렌즈를 사용하여 노안을 교정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20]. 제안 방법은 깊이 감지 카메라를 사용하여 주변 객체들의 거리 정보를 취득하고, 안경에 장착된 시선 추적기를 사용하여 사용자의 시선 의도를 분석함으로써 사용자 시선에 있는 객체의 거리 정보를 초점 가변 렌즈의 초점을 조절하는 데 활용하였다. 초점 가변 렌즈는 옵토튠(Optotune)사의 EL-30-45 액체렌즈(직경 30mm)를 활용하여, 4D 범위까지 초점을 조절할 수 있다.
미국 유타대학에서는 멤브레인 기반의 경량 초점 가변 렌즈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람이 보는 방향에 존재하는 객체의 거리에 따라 초점을 조절하는 안경형 프로토타입을 그림 7과 같이 개발하였다[5]. 안경형 프로토타입에 사용된 초점 가변 렌즈의 초점 조절 범위는 4.3D, 직경은 30mm이며, 무게는 15g으로 상용 제품인 옵토튠사의 렌즈(EL-16-40-TC)보다 더 넓은 직경을 가지지만 무게는 더 가벼운 장점이 있다. 사용자가 바라보는 시선을 인지하기 위해 안경에 장착된 ToF(Time-of-Flight) 센서 정보를 사용하였으며, ToF 센서의 경우 2m 내에 존재하는 객체의 거리만 측정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ToF 센서를 사용하면 특정 객체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안경 전체를 움직여야 하므로 누진 렌즈와 같은 사용상의 불편함이 존재하게 된다.
독일 튀빙겐대학에서는 사용자의 시선 분석을 위한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센서와 상용 초점 가변 렌즈를 사용하여 시력을 교정하는 방법을 제안하였다[21]. 튀빙겐대학에서 제작한 안경형 프로토타입은 그림 8과 같으며, 상용 초점 가변 렌즈는 스탠포드대학에서 사용한 것과 같은 옵토튠 사의 EL-30-45 렌즈를 사용하였다. 초점 가변 렌즈의 초점 조절을 위한 거리 정보는 LiDAR 센서로 수집된 이미지 중심의 ±20픽셀 내에 존재하는 포인트 클라우드(Point Cloud)의 거리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LiDAR 센서는 인텔사의 L515를 사용하여 기존의 ToF나 깊이 감지 카메라에 비해 더 넓은 범위(최소 25cm에서 최대 9m)의 깊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23년 여의도성모병원과 수원대학교 연구팀이 상용 초점 가변 렌즈와 LiDAR 센서를 사용하여 시력을 교정할 수 있는 프로토타입을 개발하였다[22]. 옵토튠사의 EL-10-30 렌즈를 초점 가변 렌즈로 사용하였으며, 사용자가 6m 떨어진 물체를 보다가 20cm에 있는 물체를 보는 경우 초점 변화 시간은 약 1초 정도 소요된다. 해외에서 개발한 프로토타입의 경우 일반적인 안경렌즈 크기와 유사한 직경 30mm 렌즈를 사용하여 별도의 광학계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개발된 프로토타입의 경우 직경 10mm 렌즈를 사용하여 추가적인 광학계가 필요하다. 또한, 현재 프로토타입은 LiDAR 센서에서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장치로 노트북을 활용하고 있어 실제 사용자가 활용하기 위해서는 임베디드 기기에서 센서 정보를 분석하고 초점 가변 렌즈를 제어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현재 지능형 시력 교정 기술은 ToF, LiDAR, 깊이 감지 카메라 등의 다양한 깊이 감지 센서와 초점 가변 액체렌즈를 주로 활용하여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 결과와 같이 사용자의 시선 정보를 기반으로 거리 정보를 감지하지 않으면 사용자의 시선 의도와 불일치가 많이 발생하여 사용상의 불편함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현재 연구 중인 기술들은 대부분 상용 초점 가변 액체렌즈를 활용하였다. 하지만 액체렌즈는 개인의 시력 상태를 반영하거나, 일반적인 안경렌즈 직경과 같은 크기의 대면적을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대면적을 구현하더라도 초점 가변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실제 활용될 수 있는 지능형 시력 교정 기술을 위해서는 대면적 고속 초점 가변 렌즈에 대한 연구와 함께 사용자의 불편함 없이 사용자의 시선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Ⅴ. 결론
일상생활에서 시각은 우리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움직임을 조정하며,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감각이다. 시각장애는 일상생활의 제한과 삶의 질을 낮추는 주요한 원인이 된다. 따라서 시각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수술적 방법을 통해 인공 장치를 이식하는 인공 시각 기술, 신경가소성에 기반하여 시각 정보를 다른 감각으로 대체하여 전달/지각하게 하는 시각대체 기술, 저하된 시력조절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지능형 시력 교정 기술 등이 연구되고 있다. 인공 시각 기술은 침습형 전극의 밀집도를 향상해 정보 전달량을 증가시키고,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장치의 사용 시간을 증가시키는 방안에 관한 연구들이 향후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각대체 기술은 다중감각 융합을 통해 정보 전달량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능형 시력 교정 기술은 개인의 시력 상태를 반영한 설계가 가능한 고속 초점 가변 렌즈에 대한 연구와 사용자의 불편함 없이 사용자의 시선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해설
시각대체 기술 신경가소성에 기반하여 시각 정보를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 정보로 변환하여 전달함으로써 뇌가 시각 정보를 지각할 수 있게 하는 기술
초점 가변 렌즈 외부자극에 의한 물리적 변형으로 렌즈의 위치, 형상이나 굴절률을 변화시켜 초점거리를 바꿀 수 있는 렌즈
약어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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