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치료기기의 현황 및 개발 동향과 시사점

Current Status, Development Trends and Implications of Digital Therapeutics (DTx)

저자
이성희지능정보융합연구실
배민호지능정보융합연구실
권호
39권 4호 (통권 209)
논문구분
일반논문
페이지
73-81
발행일자
2024.08.01
DOI
10.22648/ETRI.2024.J.3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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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As the demand for a healthy life increases and the use of information technology expands, interest in digital healthcare has increased. Among the digital healthcare technologies, digital therapeutics (DTx), which are capable of disease prevention, management, and treatment rather than simple healthcare, are expected to play a key role in future healthcare services. As interest in untact remote treatment that can minimize the risk of viral infection has rapidly increased since the spread of COVID-19, the application of DTx has received much attention because it can partially replace face-to-face treatment for mental illnesses, chronic diseases, and other diseases, reducing concerns about infection. In addition, because of the nature of software, DTx have lower toxicity and fewer side effects than existing treatments and do not require manufacturing, transportation, and storage like general medicines. Hence, they can be supplied in large quantities at low cost and have the advantage of lowering medical costs. However, despite these advantages, it has been pointed out that there are difficulties in investment and universal use because of the complexity of pricing and malpractice compensation. In other words, if it is difficult to prove and measure the improvements in disease management and treatment using DTx and it takes a considerable amount of time and money to do so, it will be difficult to attract investment from stakeholders such as medical providers and pharmaceutical companies. In this paper, we examine the domestic and global application status and development trends of DTx and determine the relevant imp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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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건강한 삶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IT 기술의 활용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헬스케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중에서도 단순 건강관리가 목적이 아닌 질병 치료나 예방이 가능한 디지털 치료기기는 미래 건강관리 서비스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의 건강을 증진시키고자 개발된 의학적으로 검증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으로, 개인의 건강관리 및 질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는 전반적인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바이러스 감염 위험성을 최소화하면서 시공간 제약이 없는 비대면 원격치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면서 디지털 치료기기 적용을 통해 만성질환, 정신질환 등에서 대면진료를 일부 대체하여 감염 우려를 줄일 수 있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한, 디지털 치료 기기는 SW 특성상 기존의 치료제 대비 독성이 없고 부작용이 적어 일반의약품과 같은 제조, 운반, 보관을 요구하지 않아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공급이 가능하고,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소수인력의 전문의가 시간적, 물리적 한계와 무관하게 많은 수의 환자를 관리할 수 있어 의료공급 부족 및 건강보험 재정, 지역적 편재 등의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격 책정 및 사용 피해 배상 측면의 복잡함으로 인해 투자와 보편적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즉, 디지털 치료기기를 활용한 질병의 관리 및 치료 개선 효과의 증명과 측정이 어렵고 이를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경우 의료제공자나 제약회사 같은 이해관계자들의 투자로 이어지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만성질환보다는 불면증 치료처럼 치료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개발하는 추세이다.

또한, 디지털 치료기기의 활용 촉진을 위해서는 각 국가의 의료 규제 개정도 수반되어야 한다. 최근 영국, 미국 등 선진국들은 정신질환 관련 디지털 치료기기의 규제 완화 및 국가 의료보험 적용을 시작하였으며, 우리나라도 2020년 8월 27일부터 식품의 약처안전평가원에서 「디지털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관련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외 관심과 정책적 지원의 확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아직까지도 초기 단계이다. 2023년 8월 기준으로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시험 승인을 받는 내용은 총 47건이 있지만, 이중 디지털 치료기기로 허가 받은 제품은 2개에 불과하다[1]. 본고에서는 디지털 치료기기의 국내 현황 및 글로벌 응용 현황과 개발 동향을 살펴보고 관련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Ⅱ. 디지털 치료기기 국내 현황

서론에서 언급한 대로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은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이다. 2019년 뉴냅스의 뉴냅스비전이 최초로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이후, 2023년 말 기준으로 확증 임상시험은 21건, 탐색 임상시험은 26건이 진행 중이다[2]. 그동안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회사들은 해외와 유사하게 투자유치를 통해 제품 개발 재원을 조달받아 왔다. 이들 개발 회사에 투자한 회사들은 주로 디지털 플랫폼 회사나 벤처캐피털 회사들로 국내 제약회사의 투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내 제약회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였다. 2021년 한독제약은 불면증 치료기기인 웰트에 30억 원을 투자하였고, 한미약품은 2022년 6월에 알코올중독 개선 치료기기인 디지털팜에 19억 원을 투자하였다. 또한, 동화약품도 2022년 11월에 불안장애 치료제인 엥자이렉스에 75억 원을 투자하였다. 이러한 국내 제약사들의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에 대한 투자는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2020년에 Allied Market Research에서 발표한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규모는 2020년 4,742만 달러에서 2027년 2억 437만 달러로 연평균 23.3%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디지털 치료기기의 글로벌 시장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Statista(2020)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은 2016년에서 2025년까지 16.7억 달러에서 89.4억 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3].

표 1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제품 시장은 주로 인지치료 제품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에임메드의 ‘솜즈(Somzz)’는 불면증의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로 임상 진료의 표준 치료인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법(CBT for Insomnia)을 모바일 앱으로 구현한 치료기기이다. 임상환자는 6~9주간 모바일 앱을 사용하면서 교육 훈련과 행동 중재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제공받으며, 환자별로 맞춤형 불면증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솜즈’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대안암병원과의 협력으로 개발됐으며, 2023년 2월에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승인을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이다.

표 1 국내 주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사 및 제품

기업명 품목명 제품명 제품설명 임상시험 승인일
라이프시맨틱스 호흡재활 레드필 숨트 천식 치료 2021.09.03
에임메드 인지치료 솜즈 불면증 치료 2021.09.10
하이 정서장애치료 엥자이렉스 불안장애 치료 2021.12.30
웰트 인지치료 필로우 Rx 불면증 치료 2022.05.30
뉴냅스 인지치료 비비드 브레인 뇌질환 시야장애 개선 2022.08.01
이모코그 인지치료 코그테라 경도인지장애 치료 2022.09.28
메디마인드 인지치료 알코테라 알코올중독 장애 개선 2022.10.20
쉐어앤서비스 호흡재활 이지브리드 호흡재활 치료 2022.11.24
[i]

출처 Reproduced with permission from [1].

라이프시맨틱스의 ‘레드필 숨튼’은 호흡기 환자가 집에서 혼자 재활할 수 있도록 돕는 국내 최초의 호흡재활 디지털 치료기기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호흡재활을 목적으로 하는 디지털 치료기기가 승인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레드필 숨튼’은 환자 개인에게 제공된 측정장치를 통해 환자의 활동량 및 산소포화도를 측정한 후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환자에게 제시할 수 있도록 개발됐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확증임상시험(IND)에서 실패했다. 확증임상 시험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의 임상시험 대상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임상시험을 말한다.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자회사인 시스템아이씨는 디지털 치료기기 솔루션 기업 하이의 ‘마음정원 3.0’앱을 2023년 말에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마음정원은 우울, 불안, 정서장애 치유와 개선에 도움을 주는데, 범불안장애 디지털 치료기기인 엥자이렉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웰니스용 앱이다. 엥자이렉스는 식약처 확증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한 제품으로 이용자가 스트레스 수준을 디지털 바이오마커(HRV)로 측정해 사용자 감정 정도에 따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제공되는 챗봇 형태의 임상설문과 디지털 바이오마커 동시 측정으로 불안, 우울, 불면, PTSD, 적응, 자살‧자해 충동 등 6개 정신질환을 선별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디지털 치료기기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제품은 모두 2개뿐이다. 두 번째로 식약처 승인을 받은 제품은 웰트가 개발한 불면증 치료 기기인 필로우 Rx가 있다. 필로우 Rx는 환자가 직접 입력하는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취침 시간 제시 등 4가지 필수 기능을 6주간 수행함으로써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원리의 제품이다. 웰트의 필로우 Rx는 이외에도 섭식장애, 알코올 중독, 근감소증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개발 중에 있다[4].

Ⅲ. 디지털 치료기기의 글로벌 활용 현황

디지털 치료기기는 현재 만성질환이나 정신질환 등 행동이나 습관 변화와 관련된 분야에 주로 활용되면서 적용대상이 점점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5].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 디지털 치료기기가 실제 개발되고 있는 사례를 분야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 장에서는 다양한 질병별로 디지털 치료기기의 실제 활용 사례와 전 세계적으로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분야별 개발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1. 주의력 결핍 및 행동장애

주의력 결핍과 행동장애 치료를 목적으로 디지털 치료기기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은 해당 장애환자들이 뇌를 사용하여 주의력 네트워크를 훈련시킬 수 있도록 시선 추적 기능을 포함하는 비디오 게임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즉, 비디오 게임을 이용한 치료 또는 디지털 인지치료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하지만 비디오 게임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어지럼증, 매스꺼움, 두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행동장애 분야의 디지털 치료기기 스타트업의 경우, 50% 이상이 개발 초기 단계이다. 대표적인 스타트업 기업으로는 미국의 NeuroSigma와 Floreo 등이 있다.

NeuroSigma가 개발한 ‘eTNS Monarch’는 약물을 이용해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패치를 통해 뇌신경을 자극해 신경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기술로 2020년도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처럼 뇌 신경세포에 전기적인 자극을 주어 질병을 치료하는 장치를 전자약(Electroceutical)이라고도 부른다. 전자약은 전자의 electronic과 약품의 pharmaceutical의 합성이다. 기존의 ADHD 치료 약물은 대부분 중추신경자극제로 불안, 두통, 중독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eTNS Monarch’는 약물에 비해 부작용이 경미하여 안정성과 효과가 입증된 제품으로 7~12세 아동의 ADHD 치료에 활용된다.

Floreo 기기는 VR Interacticve 콘텐츠를 사용하여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이다[1,6].

2. 알코올 및 약물장애

이 분야의 디지털 치료기기 스타트업들은 주로 앱을 이용한 디지털 인지행동 혹은 전통적인 의약품의 보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Pear Therapeutic과 DynamiCare Health가 있다. Pear Therapeutic가 개발한 ‘reSET-O’는 앱을 통해 마약성 진통제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앱에 포함된 프로그램으로 약물 충동이 발생할 경우, 대처방법이나 인지행동 변화를 훈련할 수 있게 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12주간 진행된 임상실험을 통해 표준 치료만 수행한 환자는 약물 절제 성공 비율이 17.6%였지만, ‘reSET-O’ 처방과 병행한 경우에는 40.3%로 나타나 유효성을 증명했다[1].

3. 불안 및 우울증

코로나19 이후 불안과 우울증을 토로하는 환자들이 현저하게 늘어나면서 불안 및 우울증은 현대인들이 직면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가 되었다. 따라서 불안 및 우울증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는 가장 많은 기업이 개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불안 및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 기업들은 주로 앱을 이용한 디지털 인지행동치료, 가상현실 제공 등을 활용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Noom과 Happify Health가 있다.

Noom은 ‘심리학과 작은 목표로 습관을 바꾼다’는 메시지로 인지행동치료를 위해서 심리학을 활용한다. 단순히 운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습관을 형성해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제공되는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여 생활습관을 교정해 비만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Noom의 사용자들은 인지행동치료(CBT)와 변증행동치료(DBT)에 기반한 10분짜리 수업을 매일 들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에게 마음을 진정시키는 기술과 안내를 위한 코칭을 제공한다. 사용자들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기분 상태를 기록하여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간 비디오 상담이나 코칭이 없고, 이미 CBT 프로그램을 경험한 사람은 약간 지루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Happify Health 역시 앱을 통해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CBT를 처음 경험하는 사람이라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으로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무료 버전과 프리미엄 버전이 있으며, 무료 버전에는 다양한 게임과 학습 트랙을 이용할 수 있으나 명상 등 추가 기능은 프리미엄 버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총 사용시간도 10~15분 내로 프로그램을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 큰 부담이 없다. Happify가 실제 사용자를 대상으로 프로그램 효과에 대해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주관적 행복감은 27% 향상되었고 불안 증상은 27%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1,7].

4. 수면장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통계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2022년 기준 약 72만 명의 성인이 수면장애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수면의 질은 우울증 같은 일반적인 정신질환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수면장애 디지털 치료기기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불면증을 환자에게 수면제에 덜 의존하면서 효과적으로 고통을 덜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많은 임상연구 결과, 유효성이 입증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면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도 모바일 앱을 이용하고 있으며 인지행동치료(CBT-I)가 핵심 기능이다. 주요 기업으로는 Big health와 Embr Labs가 있다(표 2).

표 2 수면장애 관련 주요 제품

기업명 상품명 제공 서비스
Big Health Sleepio 앱 기반 수면 관리
Embr Labs Embr Wave 웨어러블 형태 관리
BetterNight BetterNight 원격 무호흡증 치료
Dozy Dozy App CBT 기반 치료
[i]

출처 Reproduced with permission from [1].

영국 기업인 Big Health는 불면증 완화를 위한 치료기기인 ‘Sleepio’를 출시하였다. Sleepio는 침실 상태나 부정적 생각 또는 부정스타일 등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과 수면 스케줄 등을 관리하는 어플리케이션으로 6단계로 구성된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임상시험을 거쳐 유효성도 검증받았지만 치료 목적을 명시하지 않는, 즉 미국 FDA 허가를 받지 않는 전략을 내세워 미국 사보험과 영국의 공보험 적용을 통해 약 1,200만 명이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기업인 Embr Lab의 ‘Embr Wave’ 제품은 온도가 수면의 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되었다. 국소부위의 온도변화만 있어도 뇌에서는 전체 체온이 바뀐다고 인식하는 것에 착안한 제품으로 체온 자체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외부 온도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Embr Wave’ 제품은 전용 앱과 연동시켜 시간‧상 황별 개인의 수면 최적 온도를 찾아내고 이 온도를 지속시켜 수면에 들 수 있게 도와준다[1].

5. 금연

지속적인 흡연습관은 장기적으로 폐암 및 폐기종과 같은 심각한 폐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개인의 심각한 질병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 금연 프로그램은 반드시 필요하다. 디지털 치료기기로 금연에 도움을 주는 기업들은 대부분 디지털 CBT앱을 통해 사용자의 흡연 욕구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금연 이후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일산화탄소 모니터와 디지털 CBT앱을 연결시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Pivot과 Click Therapeutics가 있다.

Pivot은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여 금연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로 Pivot sensor와 모바일 앱으로 구성된다. 앱 사용자는 인지행동치료를 기반으로 한 수업에 참여하여 담배를 줄이거나 끊을 수 있는 동기를 제공받는다. 가령,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이 발생할 때, 관련된 스트레스와 정신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과 참여 그룹의 집단 지혜를 활용하고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를 제공받는다[1].

Click Therapeutics사의 Clickotine 제품 역시 모바일 앱을 통해 제공되는 금연 보조 디지털 치료기기이다. 제공되는 서비스는 Pivot과 비슷하지만 개인별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금연을 위한 호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차이점이다[8].

6. 근골격 장애

근골격 장애 개선 및 치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는 장기적으로 근골격계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약물 복용을 줄이고 수술 자체를 감소시킴으로써 약물 남용에 따른 장애 및 수술 비용을 절감시키는 등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관련 개발 기업들은 환자가 질병을 예방 및 관리할 수 있도록 검증된 근거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치료를 제공하는데, 디지털로 렌더링된 물리치료를 제공하고 통증 강도 감소에 대한 임상 측정을 위한 도구도 제공한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Kaia Health, SWORD Health가 있다.

영국 기업인 Kaia Health는 근골격계 질환과 CDPD를 포함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증거기반 디지털 치료기기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 비전 기술 및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모바일기기를 통해 사용자가 자신의 몸 상태를 통제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동기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개인별 동작 내용은 AI 모델이 분석하고 코멘트를 제공한다.

Kaia Health 프로그램은 이미 독일에서 의사의 방과 함께 제공되고 있고 비용을 보험회사가 지불하도록 승인되었다[1,9].

7. 퇴행성 신경장애(치매)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면서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퇴행성 신경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퇴행성 신경장애 분야의 디지털 치료기기 기업들은 뇌에 전기자극을 주는 하드웨어 기술과 인지행동 치료법을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Cognito Therapeutics와 Neurotrack Technologies가 있다.

Cognito Therapeutics가 제공하는 코기토의 헤드셋은 40Hz 감마 자극요법을 사용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백질을 수축시키고 축삭을 보호하는 효과를 제공한다. Neurotrack Technologies는 모바일 앱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능력 평가를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뇌훈련, 수면, 운동 등의 보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기술 수준들이 아직 초기 수준이며 상업적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추가 검증 및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Neurotrack의 앱은 이미 다양한 보험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이미 2020년에 일본의 다이이치 생명, 독일의 하노버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고객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했다[1].

Ⅳ.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 동향

디지털 치료기기 기술의 개발 동향을 살펴보면 수요적 측면에서 기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실패를 반복하고 있거나, 행동 중재를 통한 치료효과 개선이 큰 부문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알츠하이머, 치매, 뇌졸중 등 신약 개발이 쉽지 않은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나 식이, 영양, 수면 등 생활습관과 연관된 행동 교정을 통해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암, 당뇨, 고혈압, 호흡기질환 등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한 치료기기의 개발이 주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경정신과 질환, 뇌졸중에 따른 시각장애, 만성질환 중심에서 벗어나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근감소증 등 개발 영역이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로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발에서 인공지능 기술 및 의료 빅데이터의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축적된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최신 기술을 사용해 치료 고도화가 가능하다. 특히 데이터의 지속적 수집 및 축적은 오랜 관리가 필요한 암 등 중증 질환자 치료에 중대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많은 스타트업이 인공지능기반의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발 시장에 참여하면서 기술의 적용 범위도 계속 늘나고 있다.

조기진단이 치료로 이어지지 않으면 환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우려되는 만큼 보다 더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치료기기는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인건강기록(PHR: Personal Health Record)을 인공지능 기술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건강기록은 의료기관에 관리 책임이 주어진 진료기록 데이터, 개인용 헬스케어 기기를 통해 생성 및 수집되어 개인의 생활습관이 반영된 라이프로그 데이터와 선천적 유전형 및 후천적 표현형 데이터를 모두 포함한다[10]. 하지만 이러한 의료 빅데이터들은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고, 「의료법」상 병원 밖으로 데이터를 가지고 나갈 수 없으므로 사용에 많은 제약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료법을 개정하기보다는 의료데이터를 사이버 가상공간에서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 안심구역 등 데이터를 원격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아직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세계적으로 새로운 서비스 적용을 위한 개발 또는 서비스 제공 초기 단계 수준이지만 개인건강기록과 의료기관 공통데이터 모델(CDM: Common Data Model), 의료 인공지능 등과 결합하여 향후 개인화된 맞춤형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11].

Ⅴ. 결론

디지털 치료기기는 기존의 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치료를 디지털화함으로써 치료과정이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로우며 개인정보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치료 진행과정에 대한 표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치료기기는 치료가 필요한 개인이 적절히 치료과정을 이행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러한 정보 수집의 용이성으로 의사는 디지털 치료기기를 통해 환자의 상황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 병원 방문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진료 및 치료 시간이 단축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치료의 개인화가 가능해져 사용자 중심의 치료방법 제공이 가능하다. 즉, 개인의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치료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같은 정신건강 증상이나 신체장애라도 개인마다 호소하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맞춤화된 치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앞서 언급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한계점도 있다. 주로 비대면으로 치료가 이루어지므로 실제 대화를 통해 진행되었던 기존의 인지행동치료 방식과 동일한 효과를 얻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고령자들의 경우, 디지털 치료에 활용되는 기술을 숙지하지 못하거나 사용에 어려움을 느껴 치료 효과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이와 더불어 윤리적인 문제점도 가지고 있는데, 디지털 치료기기는 대부분 제품이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데이터 모니터링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크다. 또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같은 전자기기를 활용한 개입이 주를 이루다보니 의사가 적절한 통제력을 가지고 전자기기를 통한 처방법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상황의 재유행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효율적이고 접근성이 높은 건강관리 서비스, 즉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소비자들의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요구는 단순 웰니스 케어에서 직접적인 질병관리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12].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이해와 개발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보건당국과 정책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디지털 치료기기 활용 촉진을 위한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고, 이는 디지털 치료에 대한 글로벌 환경 변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향후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시장의 활성화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13]. 단, 디지털 치료기기가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활용에 따른 안정성 확인 및 개인정보 이슈에 대한 대비 등 디지털 치료기기 활용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 및 피해를 방지하려는 노력도 동시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용어해설

IND 임상시험용신약. 개발과정 최종단계의 임상시험에서 시험되는 신약을 의미

HRV 하나의 심장 주기로부터 다음 심장 주기 사이의 미세한 시간 간격의 변화

PTSD 신체적인 손상 또는 생명에 대한 불안 등 정신적 충격을 수반하는 사고를 겪은 후 심적외상을 받아 나타나는 정신질환

SaMD 의료기기 하드웨어의 일부가 아니지만 의료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약어 정리

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DBT

Digital Breast Tomosynthesis

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IND

Investigational New Drug

PST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SaMD

Software as a Medical Device

참고문헌

[1] 

손재희, 양승현, 정인영, "디지털 치료제 현황과 전망," 보험 연구원, 2023, pp. 8-41.

[2] 

의협신문, "디지털 치료기기 64% 신경·정신…다음으로 많은 건?," 2023. 9. 6.

[3] 

Digital Therapeutics Market by Application, Product Type, and Sales Channel: Global Opportunity Analysis and Industry Forecast, Allied Market Research, 2020. 1.

[4] 

M.G. Williams et al., "Determinants of and barriers to adoption of digital therapeutics for mental health at scale in the NHS," BMJ Innov., 2020.

[5] 

식품의약처 보도자료, "디지털헬스 분야 규제 코디로 신속한 제품화 촉진," 2022. 4. 15.

[10] 

박지훈, 송승재, 배민철, "디지털 치료제 기술동향과 산업전망," KEIT PD Issue Report, 2020, pp. 76-81.

[11] 

A, Dang, D, Arora, and P. Rane, "Role of digital therapeutics and the changing the future of healthcare," J. Family Med. Prim. Care, 2020, pp. 2207-2213.

[12] 

김성현, 박효은, 이동훈, "정신건강 영역에서의 디지털 치료제 동향과 시사점," 한국심리학회지, 제34권 제4호, 2022, pp. 1401-1430.

[13] 

김주원, 장기정, 황은혜, "디지털 치료제," KISTEP 기술동향 브리프, 2020-15호, 2020, pp. 1-34.

표 1 국내 주요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사 및 제품

기업명 품목명 제품명 제품설명 임상시험 승인일
라이프시맨틱스 호흡재활 레드필 숨트 천식 치료 2021.09.03
에임메드 인지치료 솜즈 불면증 치료 2021.09.10
하이 정서장애치료 엥자이렉스 불안장애 치료 2021.12.30
웰트 인지치료 필로우 Rx 불면증 치료 2022.05.30
뉴냅스 인지치료 비비드 브레인 뇌질환 시야장애 개선 2022.08.01
이모코그 인지치료 코그테라 경도인지장애 치료 2022.09.28
메디마인드 인지치료 알코테라 알코올중독 장애 개선 2022.10.20
쉐어앤서비스 호흡재활 이지브리드 호흡재활 치료 2022.11.24

출처 Reproduced with permission from [1].

표 2 수면장애 관련 주요 제품

기업명 상품명 제공 서비스
Big Health Sleepio 앱 기반 수면 관리
Embr Labs Embr Wave 웨어러블 형태 관리
BetterNight BetterNight 원격 무호흡증 치료
Dozy Dozy App CBT 기반 치료

출처 Reproduced with permission from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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